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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론-황진선 논설위원 게재 일자 : 2017년 05월 15일(月)
검찰개혁, 이번엔 제대로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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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선 논설위원

검찰 개혁은 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서 물려받은 ‘유산’이다. 그런 만큼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도 의지가 강하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취임 일성(一聲)으로 “검찰 개혁은 문 대통령의 공약이자 소신”이라면서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마무리하겠다”며 시한까지 못 박은 배경이다. 권력기관 개혁은 문 대통령의 10대 분야 공약 가운데 두 번째에 올라 있다. 구체적 방안으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 등도 제시했다. 수많은 국정 과제 중 양극화 해소와 경제민주화의 출발점인 ‘일자리 확대’ 바로 다음에 넣은 것만 보더라도 검찰 개혁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알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 민정수석 등으로 근무하며 보좌했던 노 전 대통령은 먼저 검찰에 정치적 중립을 보장했다. 2003년 2월 제16대 대통령에 취임한 뒤 여야 성역이 없는 불법 대선 자금 수사를 천명했다. 그 때문에 정치적 동지들의 희생과 도덕적 타격까지 감수해야 했다. 자신의 대선 캠프 정무팀장으로 일하면서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 수감돼 실형을 산 안희정 충남지사가 대표적인 예다. 노 전 대통령이 성역 없는 수사를 자청(自請)하지 않았다면 검찰의 대선 자금 수사는 시작되지도, 성공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수사를 지휘한 당시 송광수 검찰총장과 안대희 중앙수사부장에게는 국민의 환호가 쏟아졌다. 꽃과 도시락이 답지했다. 안 중수부장은 ‘국민검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가 검찰의 중립화와 함께 추진한 공수처 설치를 위한 법률안은 안타깝게도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대선 자금 수사 성공은 축하할 일이었지만 검찰 개혁의 동력과 공감대가 약화됐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거악 척결에 대한 검찰의 기대와 신뢰가 높아졌다. 공수처 수사 대상에 포함된 국회의원, 특히 검사 출신들의 반대도 심했다. 노 정부는 이외에도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인사청문회 제도를 도입하고 검사 동일체의 원칙을 개정하는 등 검찰의 민주적 정당성을 높이는 데 힘을 기울였다.

노 정부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자 검찰은 곧바로 정치검찰로 복귀했다는 게 문 대통령 생각이다. 노 전 대통령이 죽음에 이르게 된 것은, 이명박 정권과 한편이 된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이 재직 시 추진했던 검찰 개혁 정책에 대해 복수하듯이 무리한 수사를 강행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 392쪽). 검찰에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면 검찰이 민주화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견제와 감시 없는 검찰의 자율성과 권한 확대는 자의적이고 위법한 권한 행사, 권한의 남용과 비리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도 했다. 따라서 검찰 개혁은 정치적 중립성을 철저히 보장하되 무소불위의 권한을 견제하고 나눠야 할 뿐 아니라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는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긴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스폰서 검사’ ‘그랜저 검사’ 사건 등 검사들의 비리가 잇따르는 것도 견제와 감시 장치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았다. 공수처 설치 같은 견제 장치와 인사청문회 등의 민주적 통제 방식을 함께 추진한 이유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까지 된 데에는 검찰 책임이 작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조 민정수석이 밝혔듯이 검찰이 최순실의 전남편 정윤회 씨 사건의 실체인 ‘비선의 국정농단’을 ‘문건 유출’ 사건으로 덮지 않았다면 탄핵 사태를 예방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어느 때보다도 검찰 개혁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대선에서 문 대통령을 포함해 주요 정당 후보 4명은 공수처 신설을 공약했다. 새로 임명될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도 검찰 개혁에 힘을 실을 것이다.

그러나 공수처 신설,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반대 논거도 만만치 않다. 공수처에 대해서는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는 것이 쉽지 않아 ‘제2의 정치 검찰’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회 입법 과정에서 폭넓은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 다만, 검찰의 조직적 저항은 국민의 불신을 키울 것이다. 검찰권은 기득권이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이 위탁한 것이다. 검찰을 포함한 권력기관 개혁의 목표는 정권의 유지나 존속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신장하는 기관으로 거듭나게 하는 데 있다. 검찰을 개혁함으로써 우리 법치 수준을 한 단계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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