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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게재 일자 : 2017년 05월 15일(月)
‘비정규직 0’ 정책, 부작용·先行조건 따져본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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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가 좋다고 해서 반드시 결과가 좋은 것은 아니다. 특히, 시장 논리로 작동되는 경제 분야에서는 그런 경우가 많아 더욱 신중하고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 약속에도 그럴 위험성이 짚인다. 지난 12일 인천국제공항공사를 방문한 문 대통령이 “특단의 조치”를 강조하자,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연내 1만 명 전원 정규직 전환”을 약속했다. 공사가 직접 고용한 비정규직 외에 협력사 직원 등 간접고용까지 포함돼 있다. 이런 고강도 대책은 비정규직 직군의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당장 우정사업본부 소속 집배원·택배원, 학교 보조원, 간호조무사 등이 직간접으로 ‘완전 정규직’을 요구하고 나섰고,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비정규직 문제의 긴급성을 고려하면 겉보기에 당장 정규직으로 모두 돌리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그러나 복잡한 고용시장 수요와 세계에 유례 없을 정도의 노동 경직성에 따른 필요악 같은 존재다. 쾌도난마식 해결은 통쾌해 보일지 모르나 엄청난 부작용과 후유증을 부른다. 공공기관의 비정규직은 간접고용을 합쳐 12만 명에 이른다. 이들을 정규직으로 돌리자면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데, 332개 공공기관 중 영업이익을 내는 곳은 3분의 1도 안 된다. 결국엔 세금 등 국민 부담으로 돌아온다. 또 평균 연봉 6600만 원의 공공기관 철밥통을 국민 주머니로 더 굳혀주면, 채용시장의 공공부문 편중은 더 심해지고, 경영 효율도 더 떨어질 것이다.

‘비정규직 0’ 드라이브는 민간부문에도 큰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조선·철강·자동차 등 제조업 주력 업종에서 정규직화 기대가 커지면서 노사갈등으로 비화할 소지가 크다. 생산성 향상은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에서 기업이 인건비 증가를 감당할 방법은 두 가지뿐이다. 기존 정규직의 임금을 낮추거나 신규 채용을 줄이는 것이다. 특히 노동개혁을 통한 고용 유연성 확보 등 선행(先行)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공공 81만+민간 50만’ 일자리 창출은커녕 있는 일자리마저 줄어들 수 있다. 청년들의 취업 절벽은 더 심해진다. 결국 사회갈등만 키우고, 기업도 경제도 망가뜨릴 수 있다. 인천공항식 해법은 상징적 긴급조치에 그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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