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고립작전속 대화문 살짝 연 美… 韓·中과 공조강화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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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일리 ‘核중단시 대화’ 배경

文정부 ‘대화병행’ 기조 고려
中 동참·北 태도변화도 유도

추가제재 필요성도 함께 밝혀
美국무부는 “北고립 캠페인”

대화 ‘전제 조건’ 수위 관건
韓·美 정상회담서 논의 주목

미국의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대사가 16일(현지시간) 대북 추가 제재·압박이 필요하다면서도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전제로 하는 대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기 위한 강력한 ‘캠페인’을 벌이겠다는 입장도 공개했다.

이날 헤일리 대사가 유엔에서 “북한의 핵 개발(nuclear process)과 관련 실험의 전면중단이 이뤄진다면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외교가는 발언 맥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의 대북 대화 재개 조건이 완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 지적과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이 비핵화 사전 조치로서 핵·미사일 도발 등을 중단하고 진정성 있는 태도를 내비쳐야 대화가 재개될 수 있다는 기존 한·미의 입장과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그동안 누차 북한의 비핵화를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단순한 도발 중단이 대화 재개로 직결된다고 보긴 어려우며 북한이 핵 폐기 의사를 먼저 밝히고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는 주장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현재 북한과의 대화 여건이 성숙하지 않았다는 데는 한·미가 큰 틀에서 공감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대화의 조건은 함께 채워나가야 하는 것”이라며 “한·미 정상회담에서 세밀한 공동의 언어를 만들어내는 작업이 굉장히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에 대한 제재·압박을 이야기하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인사가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눈에 띄는 변화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는 오는 6월 말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문재인 정부의 제재·대화 병행 추진 기조와 궤를 같이하면서 북핵 문제에 있어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외교 소식통은 “미 국무·국방장관이 그동안 북한과는 지금 대화할 때가 아니라고 얘기했다면 최근에는 미국에서 북한이 달라지면 대화할 수 있다는 쪽으로 말의 뉘앙스가 바뀌고 있다”며 “북한의 비핵화가 최종 목표라는 기본 입장은 변함이 없지만 북한과의 대화에 비교적 열린 한국 정부를 염두에 두고 발언 톤을 조정하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제한된 대북정책의 클릭 조정은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중국을 고려하고 대북 압박과 제재로 견인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도 갖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시에 김정은 정권을 향해 핵개발 프로그램 중단이 대화의 목적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알리려는 이중, 삼중의 포석이라는 것이다.

이날 애나 리치-앨런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미국의 소리(VOA) 방송 인터뷰에서 “외교·안보·경제적 조치로 북한을 전 세계 나머지 국가들로부터 단절시키기 위한 강력한 국제 캠페인을 국제사회와 함께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