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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믹스트존 게재 일자 : 2017년 05월 17일(水)
프로스포츠 FA의 저주… 프로농구, 연봉킹 보유한 팀 우승은 단 2차례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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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배구, ‘5억’ 한선수 뛴 대한항공, 챔프 꿈 좌절

프로스포츠의 자유계약(FA)이란 자격을 충족한 선수가 어느 구단과도 자유롭게 계약할 수 있는 제도를 의미한다. 선수에게는 몸값 ‘대박’의 기회. 하위권을 맴도는 팀은 FA 영입으로 전력 보강을 꾀할 수 있다. 최근 프로농구에선 FA 이정현(30)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이정현은 KGC인삼공사의 2016∼2017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1위, 챔피언결정전을 우승을 이끈 슈터다. KGC인삼공사는 올해 FA 최대어인 센터 오세근(30)과 포워드 이정현을 모두 잡아 통합 2연패에 도전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KGC인삼공사는 오세근의 마음을 사로잡았지만, 이정현은 놓쳤다. 오세근은 계약 기간 5년, 보수 7억5000만 원(연봉 6억 원, 인센티브 1억5000만 원)의 조건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정현은 오세근과의 동등한 조건을 뿌리쳤다. 이정현은 정규리그 54경기에서 15.3득점(국내 1위), 5.0어시스트(전체 7위)를 남겼고 챔프전에선 15.1득점, 3.7어시스트를 챙긴 득점기계. 이정현은 16일 원소속 구단인 KGC인삼공사와의 협상이 결렬돼 FA 시장에 매물로 등장했다.

이제 이정현은 19일까지 KGC인삼공사를 제외한 9개 구단의 영입의향서를 기다리게 됐다. 이정현을 원하는 구단은 첫해 연봉으로 인삼공사 구단이 이정현에게 제시했던 6억7500만 원을 초과한 금액에 계약 기간 5년을 보장하는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 그런데 이정현이 프로농구 역대 최고 몸값을 경신할 수 있다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프로농구 역대 최고 몸값은 문태영(39)이 2015년 삼성에 입단하면서 받은 7억4700만 원이다. 당시 문태영은 인센티브 8300만 원을 더해 보수 총액 8억3000만 원에 합의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8억 원을 돌파했다. 이정현이 문태영의 연봉 7억4700만 원을 넘길 가능성은 높다. ‘입찰’ 시작 금액이 6억7500만 원을 넘어서야 하기 때문이다. 인센티브까지 더한다면 문태영이 보유한 역대 최다 보수 8억3000만 원을 넘어 9억 원, 아니 10억 원까지 나올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그런데 몸값 1위와 팀 성적, 특히 우승과는 인연이 없는 편이다. 샐러리캡이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2014∼2015시즌 10개 구단 중 꼴찌(11승 43패)였던 삼성은 문태영에게 역대 최고 몸값을 선사하면서 6명을 내보냈다. 샐러리캡을 맞추기 위해서다. 샐러리캡이란 선수단 연봉 총액을 의미한다. 엄청난 자금력을 앞세워 뛰어난 선수들을 독식하는 걸 방지하기 위한 제도다. 특정 선수에게 큰 돈을 주면, 다른 선수들에게 돌아갈 몫이 없고, 2015년 삼성처럼 아예 선수를 내보내기도 한다. 프로농구의 샐러리캡은 23억 원이다.

삼성은 문태영을 영입한 뒤 우승하지 못했다. 2015∼2016시즌 5위(29승 25패)였고, 2016∼2017시즌엔 챔프전에 진출했지만 KGC인삼공사의 벽을 넘지 못했다. 삼성뿐만이 아니다. 프로농구 원년(1997년)부터 올해까지 20시즌을 치르면서 연봉 1위를 보유한 팀이 우승한 건 1997년 허재의 기아, 2007∼2008시즌 김주성의 동부 등 단 두 차례에 불과하다.

프로배구도 마찬가지다. 남자부 대한항공은 지난 2013년 FA 자격을 얻은 세터 한선수(32)에게 역대 최고대우인 5억 원을 안겼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2013∼2014시즌 3위, 2014∼2015시즌 4위, 2015∼2016시즌 4위에 그쳤다. 2016∼2017시즌엔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지만 챔프전에서 현대캐피탈에 2승 3패로 무릎을 꿇었다. 여자부 현대건설도 2015∼2016시즌 정상에 오른 뒤 센터 양효진(28)과 역대 최고인 3억 원에 FA 계약을 맺으며 2연패를 노렸지만, 2016∼2017시즌엔 4위로 후퇴했다. 프로배구 역시 샐러리캡이 존재한다. 남자부는 23억 원, 여자부는 13억 원이다.

샐러리캡을 도입하지 않은 프로야구도 사정은 비슷하다. 올 시즌 롯데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던 이대호(35)와 계약 기간 4년, 총액 150억 원이라는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액 FA 계약을 맺었다. 이대호는 16일 기준으로 타율 0.381(134타수 51안타)로 이 부문 1위를 비롯해 9홈런(공동 5위), 24타점(공동 10위)의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하지만 롯데는 침울하다. 16일까지 17승 20패로 10개 팀 중 8위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대호뿐만이 아니다. KIA는 2015년 투수 윤석민(31)과 4년간 90억 원에 FA 계약을 맺었지만 그해 7위에 머물렀고, 지난해엔 5위였다. 하지만 KIA는 올 시즌 1위를 달리고 있어 FA의 저주를 풀 수 있을 지 관심을 끈다. 그런데 윤석민은 올해 출전 기록이 없다. SK의 최정(30)도 2014년 11월 4년 86억 원을 받기로 하고 FA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지만 SK는 2015년 5위, 2016년 6위에 머물렀고 올 시즌에도 6위다. 특히 FA 계약으로 두둑한 몸값을 확보한 뒤 슬럼프에 빠지는 이른바 ‘먹튀’ 논란까지 따라붙는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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