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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게재 일자 : 2017년 05월 17일(水)
또 빈 컴퓨터 넘겨받은 靑, 인수인계 시스템 정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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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청와대가 텅 빈 컴퓨터를 넘겨받았다. 청와대 측은 16일 “현재 청와대 서버와 컴퓨터 하드웨어에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 공식적으로 받은 것은 7~8쪽짜리 업무 현황뿐이다”고 밝혔다. 조국 민정수석비서관이 이날 국가정보원·국군기무사령부·검찰·경찰 등의 보안감찰 책임자들에게 “종이 및 전자 문서의 무단 파쇄·유출·삭제를 금지하라”고 지시한 배경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한다.

새 정부 청와대는 각별한 보안이 필요한 사안 외에는 당연히 전임 정부 청와대의 업무 추진 현황·과정·배경뿐 아니라 인사 검증 자료까지도 공식 문서를 통해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도 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등으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청와대 문서와 자료가 담겨 있어야 할 컴퓨터가 비어 있는 상황이 반복돼온 것은 심각한 일이다. 사실상 완전히 백지 상태에서 업무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은 정상적인 국가 체계를 갖추었다고 하기도 어렵다. 청와대 측은 그 과정에 박 정부 청와대의 규정 위반 등이 없었는지 엄밀히 조사할 예정이라고 하지만, 인수인계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

2007년 노 정부 당시 제정된 ‘대통령 기록물 관리법’과 그 시행령부터 인수인계를 제대로 할 수 없게 막고 있다. 대통령과 비서실 등이 생산한 종이·전자 문서 등 모든 기록 정보 자료를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하게 하면서, 15~30년 간 열람도 공개도 금지되는 ‘지정기록물’ 대상일 수 있게 했다. 이관 뒤 남은 전자 기록물은 복구 불가능하게 파기하도록 못 박기까지 했다. 후임 청와대가 ‘빈껍데기만 넘겼다’며 불만을 나타내도록 제도화한 셈이다. 2008년엔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 측 사이에 형사 고발 논란까지 빚어졌다. 불합리하고 기괴한 시스템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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