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재테크>‘자산보다 연금’… 안정적 노후준비 트렌드가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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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내년이면 65세 이상 인구가 14%를 넘는 고령사회로 진입할 예정이다. 인구통계학적 측면에서도 또 새로운 단계를 넘고 있다.

고령자들은 늘어만 가지만 우리나라 노인들의 현실은 50%에 육박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노인 빈곤율에서 보듯 막막하기만 하다. 실제 각종 설문조사에서도 ‘경제적 어려움’은 우리나라 고령층이 노후생활에 겪는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로 지목된다.

우리나라는 늦은 공적연금제도의 도입과 중간정산에 따른 퇴직급여의 조기 소진 그리고 개인연금의 낮은 가입률과 같은 다양한 원인으로 노후소득에서 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높지 못하다. 그러나 대부분 복지 선진국 노인들의 노후소득은 연금이 그 중심을 차지할 정도로 연금은 매우 중요한 노후준비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들어 연금의 소중함을 체감하는 어르신들이 주변에 많아지면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연간 수급자 수가 410만 명을 넘은 국민연금은 이러한 인식 변화에 한몫하고 있다. 특히 2008년부터는 ‘완전노령연금’ 수급자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20년 이상 납입한 가입자가 받는 완전노령연금의 1인당 평균 월 수령액은 88만 원 수준이다. 이들의 수령액 분포를 보면 100만 원 이상 수령자 비중이 33.6%로 가장 많고, 60만 원 이상도 86.6%에 달한다. 만약 여기에 퇴직연금과 개인연금까지 준비했다면 연금만으로도 일정 생활비 충당이 가능할 것이다. 사실 소득수준이 높은 일부 전문직이 아닌 이상 일반 근로자가 부모에게 매달 100만 원 이상의 용돈을 드리기란 쉽지 않다. 연금이 효자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제 우리는 ‘자산사회(資産社會)’가 아니라 ‘연금사회(年金社會)’란 말을 쓴다. 얼마나 큰 집에 사는지, 봉양해 줄 자식이 몇 명인지보다는 실질적으로 매달 내 통장에 다달이 들어오는 연금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우리나라 다층소득보장제도의 짧은 역사를 감안할 때 지금 연금을 받는 은퇴자들은 연금으로 노후를 보내는 첫 세대에 해당할 것이다. 현역(자식) 세대의 노후준비에 대한 인식이 부모 세대를 보면서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사실은 연금사회를 앞당기는 데 매우 긍정적 변화라 할 수 있다.

젊을 때는 저축이 부담스럽고 월급에서 연금보험료가 나가는 것을 보면 아깝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나중에 진짜 도움이 될지 의심이 가기도 한다. 하지만 당장 절박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고령사회를 넘어 이제 초고령사회를 앞둔 우리 현실에서 당당한 노후를 위한 방법은 바로 연금이 답이다.

최성환 한화생명 은퇴연구소장·고려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