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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글로벌 스타일 게재 일자 : 2017년 05월 18일(木)
은발의 ‘언니’들, 세계를 주름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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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제인 폰다, 앙겔라 메르켈, 비비언 웨스트우드, 브리지트 마크롱.
60세 넘어서도 ‘짱짱’… 전방위서 활약하는 여성들

64세 영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대선때부터 정치 협력자 역할
79세 제인 폰다, 활동 활발 “정력적인 인생 3막 보여줄 것”


지난 7일 프랑스 대선에서 의석수 하나 없는 정당의 당 대표이자 선출직 경험이라고는 전혀 없이 39세의 젊은 나이로 당선된 에마뉘엘 마크롱만큼이나 그의 부인인 브리지트 마크롱도 화제가 됐다. 남편보다 25세나 많은 64세의 나이에도 이번 대선에서 남편 유세를 따라다니며 지지자들과 사진을 찍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도이치벨레는 60세를 넘은 나이에도 활동하는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이 ‘골든 걸(Golden Girl) 2.0’이라는 새로운 여성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등 최근 각국 대선 과정에서 후보 배우자 모습이 보이지 않았던 것과 달리 마크롱 여사는 대선 기간에 남편의 가장 가까운 협력자로 활동했다. 마크롱 여사는 유세 때 “내가 5년 뒤에는 어떻게 보이겠느냐”며 자신의 나이를 섞은 농담으로 지지자들에게 남편의 대선 승리를 호소하기도 했다. 마크롱 여사는 대선 전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영부인이 되면 교육을 위해 활동하겠다는 뜻을 표시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대선 승리 시 영부인 직무를 공식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마크롱 여사의 활동 영역은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가 고령화되면서 이처럼 60세가 넘어서도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유명 디자이너인 비비언 웨스트우드는 76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패션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아이리스 아펠은 96세지만 뉴욕의 살아있는 패션 아이콘으로 불린다. 63세의 나이에 4선 연임을 노리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60세 이상 여성의 또 다른 성공모델로 꼽힌다.

50세에 영화계를 떠났던 제인 폰다도 65세에 복귀한 뒤 현재 79세의 나이에도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회사인 넷플릭스가 만든 드라마 시리즈 ‘그레이스 앤드 프랭키’에 출연 중이다. 그레이스 앤드 프랭키는 60세가 넘은 이들의 로맨틱한 관계와 성, 직업적 만족 등을 다루고 있다. 폰다는 “은퇴 후에 돌아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며 “인생 3막에 들어선 사람도 정력적이고 성적으로 활동적이며, 재미있는 삶을 살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을 반영하듯 오스트리아에 본부를 둔 국제연구기관인 국제응용시스템분석연구소(IIASA)는 노화를 더이상 살아왔던 기간으로 측정해서는 안 되며 남은 수명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IIASA는 60세를 고령으로 치는 것은 200년 전의 기준이며 현재 수명을 고려하면 지금 70세는 당시 50세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60세를 넘겨서도 활동하는 여성들이 늘면서 이들을 위한 잡지도 만들어지고, 제품 광고도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한국으로 눈을 돌리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한국 65세 이상 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소득이 중간소득의 50% 미만인 비율)은 48.8%로 절반 가까이가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2.1%)보다 4배 이상으로 높다. 한국에서는 60세 이상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또다시 맞는 자아실현의 기회가 아니라 빈곤한 삶을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인 셈이다. 청년 실업만큼이나 심각한 고령층 빈곤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행복한 대한민국이 이뤄지길 바라는 것은 무리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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