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 압박단계…조건되면 관여로 평화 만들 의향”

트럼프, 홍석현 특사 면담

“文 방미때 한미동맹 긴밀협의”
洪 “사드 국내 절차문제 논란”
맥매스터 “한국내 상황 존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인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과의 면담에서 “지금은 압박·제재 단계로, 북핵 문제가 가장 중요하며 중국과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조건이 된다면 관여를 통해 평화를 만들어나갈 의향이 있다”면서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도 열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홍 특사와 15분간 면담한 자리에서 “한·미 동맹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으며, 문 대통령이 방미하면 북핵 문제를 포함해 한·미 동맹 문제를 긴밀히 협의하기를 바란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를 언급하면서 “굉장히 좋은 느낌을 받았고, 북핵 문제를 푸는 데 긴밀한 협조를 통해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특사단 관계자는 전했다. 면담에는 미국 측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맷 포틴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재러드 쿠슈너 선임고문 등이, 한국에서는 안호영 주미 대사가 배석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은 압박·제재 단계지만 어떤 조건이 된다면 관여(engagement)를 통해 평화를 만들어나갈 의향을 가지고 있다”면서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홍 특사는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니라, 결과물을 만들어나가는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홍 특사는 전했다.

한편 홍 특사는 맥매스터 안보보좌관과의 면담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 “국내적으로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논란이 있고, 국회에서 논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맥매스터 안보보좌관은 “인식하고 있으며(acknowledge), 한국 상황을 존중한다(respect)”는 원론적 입장을 표했다고 특사단 관계자는 전했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