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논란>맥매스터 “한국내 절차적 문제 있다는 점 이해”

홍석현 “비용문제는 거론 안돼”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의 국회 비준동의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한국 내에 그런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이해한다”고 17일(현지시간) 말했다.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대미특사인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이 국내의 절차적 논란을 언급한 데 대해 이같이 답변했다. 홍 특사는 “사드 배치 과정에서 국내 절차상의 문제에 대한 논란이 있다는 얘기를 했고, 국회에서 그 문제가 논의되어야 한다는 필요성에 대해 말했다”고 먼저 언급했다. 이에 맥매스터 보좌관이 관련 내용을 알고 있다고 답변하면서 “한국의 입장과 상황을 존중한다(respect)”는 표현도 사용했다고 면담 내용에 대해 알고 있는 당국자가 전했다.

홍 특사는 “한·미 동맹 정신에 기초해서 잘 해결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홍 특사는 이날 면담에서 “비용문제는 제기되지 않았다”면서 별개로 가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만남에서는 사드 문제가 논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의 이 같은 입장은 사드 배치가 이미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내 반 사드 여론이나 반미정서를 자극할 경우 사드 철회나 전면 재검토와 같은 여론이 표출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 양국 간 합의에 의해 사드 배치가 진행된 상황에서 뒤늦게 국회 비준 절차를 받는 것은 사드 배치가 법적 근거 없이 진행된다는 논리로 이어질 수 있지만 일단 한국 내 진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결과적으로 사드 배치를 완료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당장 내달 말 열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갈등의 소지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지 않으려는 측면도 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부터 사드 문제가 한·미 관계를 어렵게 하는 사안이 돼서는 안 된다는 뜻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한국 신정부의 첫 특사단을 손님으로 받은 상황이고, 정상 간 만남도 한 달여 앞둔 시점이라 가급적 한국 측 입장을 들어주는 자리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