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의 공정위>“6월이 두렵다…” 떨고 있는 기업들

文정부, 행정조치로 추진할 듯
“경영 활동 위축 부를라” 우려
“마구잡이 때리기 안할것” 관측도

대선 과정에서 대기업그룹의 경제력 집중 억제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문재인 정부가 오는 6월 한 달 동안 각종 행정조치를 통해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되면서 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내각 진용이 갖춰진 이후 8월 임시국회에선 상법 개정 등 각종 경제민주화 관련 법 개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재계는 김상조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가 공정거래위원장에 지명되자 “시장이 공정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대기업만 타깃이 될 경우 경영 활동이 위축될 게 분명하다”고 우려를 쏟아냈다. 대기업그룹 경제력 집중 억제와 지배구조 개선은 문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데, 김 지명자의 개혁 성향이 더해져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다만 김 지명자가 “재벌개혁이 재벌 해체는 아니다”고 선을 그으면서, 일각에서는 “마구잡이로 기업 때리기를 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시각도 나온다.

한 경제단체 고위 관계자는 “정부 입장에선 6월 임시국회에서는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집중해야 하는 만큼 당장 경제 민주화 입법에 나서긴 힘들 것”이라며 “각종 행정조치 등 정부가 재량권을 가진 한도 내에서 대선 공약을 반영하는 조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법 개정을 수반하는 본격적인 대기업그룹 경제력 집중 억제와 지배구조 개선 정책은 부처 조직을 정비하고 숨을 고른 뒤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법 개정을 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형태로 대기업그룹들을 압박할 수단이 적지 않다. 권한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공정위의 경우 대기업과 협력업체 간 하도급 거래에 집중적인 조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는 대기업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또 문 대통령의 대표 공약 중 하나인 근무시간 단축 역시 일자리위원회와 고용노동부가 협력해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역시 임금체계 개편과 병행 추진되지 않을 경우 기업들로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최재규·유회경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