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국실장이상 10석 중 9석 檢출신… ‘돈 봉투 만찬’ 탓 脫검찰화 탄력받을 듯

  • 문화일보
  • 입력 2017-05-19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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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급이상 64석중 32석 차지
檢 비리 때 즉각 감찰 못 나서

검찰이 사실상 법무부 장악해
‘상위기관 인식 없다’ 평가도


‘돈봉투 만찬’ 사건을 계기로 ‘법무부의 탈검찰화’가 힘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가 비(非)검찰 출신이나 비법조인 법무부 장관을 발탁하는 것을 시작으로 법무부에 파견된 검사들을 검찰로 돌려보내는 등 법무부와 검찰 간 ‘관계 재정립’에 빠르게 나설 것으로 보인다.

19일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법무부의 산하기관 격인 검찰이 오히려 법무부를 장악하고 있는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 15일 돈봉투 만찬 사건이 불거졌을 당시, 법무부는 곧바로 감찰에 나서지 않는 등 초기 대응에 극히 소극적이었다. 검사 출신 변호사는 “검사가 법무부를 장악하고 있어 검찰 비리 등이 발생했을 때 즉각 감독에 나서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돈봉투 만찬에 대한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의 해명도 사실상 ‘한 몸’인 법무부와 검찰 간 관계를 여실히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그는 “중앙지검 검사장은 법무부 과장의 상급자로서 부적절한 의도가 이 모임에 개재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이 전 지검장에게 격려금을 받은 법무부 과장은 ‘검사 후배’일지는 몰라도, ‘하급자’로 보는 인식은 매우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사가 법무부 핵심 요직을 차지하고 법무부를 움직이다 보니 검찰 고위직 사이에서 법무부가 검찰의 상위 기관이라는 인식 자체가 없다는 평가다.

실제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의 ‘박근혜 정부 4년 검찰보고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3월 기준 현직 검사가 법무부의 과장급 이상 직책 64개 중 32개 직책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장·차관, 감찰관 등 국·실장급 이상 직책 10개 중 9개를 독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법무부 차관, 법무실장, 기획조정실장, 검찰국장, 범죄예방정책국장, 인권국장,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대변인, 감찰관 등이 모두 검찰 출신이다.

이에 따라 대선 기간 법무부의 탈검찰화를 공약으로 내세운 문재인 대통령은 법무부 개혁에 조만간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비검찰·비법조인 출신의 법무부 장관이 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렇게 선임된 신임 법무부 장관은 인사권을 행사해 파견 검사 상당수를 친정으로 돌려보낼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차관급인 검사장 자리 축소로 이어진다. 현재 47명인 검사장(고검장급과 지검장급) 중 법무부 차관, 법무부 실·국장 등 법무부 소속은 6명이다. 이들 자리가 없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손기은·이후연 기자 s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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