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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17년 05월 19일(金)
수갑 대신 노란우산 펼쳐들고… “우리는 피전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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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지방경찰청 청사 앞에서 피해자전담 경찰관들이 자신들의 트레이드 마크인 ‘노란우산’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 제공
- 인천경찰청, 남다른 범죄 피해자 보호활동

학습모임 만들어 전문성 높여
전국 첫 ‘협의회’… 재원 마련
올해는 지역 商議와 업무협약

피살 초등女 유족들 보살피고
영종대교 106重추돌사고 수습
국민참여재판서 강도범 실형도


#임신 7개월의 탈북자 이모(여·36) 씨는 남편의 상습적인 폭력을 견디지 못해 경찰에 신고했지만 오갈 데가 없는 신세가 됐다. 국내에는 친인척도 없고 하나원(탈북자정착지원사무소)을 나와 마땅히 지원받을 복지기관도 없다.(인천 남동서 길명석 경사)

#11세의 정세빈(가명) 양은 얼마 전 사업에 실패한 아버지가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모습을 목격했다. 충격이 커서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학교 가기도 꺼리지만 엄마는 병석에 있어 돌보지 못하고 있다.(인천 부평서 박용석 경사 )

지난 10일 인천지방경찰청 8층 청문감사관실에서는 올 1분기 ‘범죄피해자보호협의회’가 열렸다. 이날 일선 경찰서에 근무하는 피해자전담 경찰관(일명 ‘피전’)들은 자신들이 돌보는 범죄 피해자 중 지원이 절실한 12명의 사례를 보고해 협의회로부터 모두 680만 원의 지원금을 받아냈다. 인천경찰청에는 본청과 9곳의 일선 서에 모두 11명의 피전이 ‘노란우산’이란 피해자보호 전담팀을 구성, 함께 활동하고 있다. ‘수갑’ 대신 ‘노란우산’을 펼쳐든 이들은 스스로를 피전이라 부른다. 이들이 ‘세탁’이 연상되는 ‘피전’이라는 명칭을 쓰는 이유는 피해자들이 끔찍한 범죄에 대한 기억을 말끔히 지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경찰의 피해자 보호 업무는 지난 2015년부터 도입됐지만 피해자를 도울 전문성과 마땅한 재원이 없어 사실상 유명무실했다. 하지만 인천경찰청은 자체적으로 ‘노란우산’이란 피전들의 학습모임을 만들어 전문성을 높이고, 전국 최초로 범죄피해자보호협의회를 구성해 필요한 재원을 마련했다. 올해는 지역 상공회의소와 업무협약을 맺어 지원금 규모도 확대했다.

지난 3월 인천에서 발생한 초등생 여아 살해사건 당시 이들 피전은 피해자 직계가족뿐만 아니라 전국에 흩어져 있는 친인척까지 찾아가 상담치료 지원을 했다. 당시 피해자 보호 임무를 맡은 김동형(33) 순경은 지금도 1주일에 2∼3차례 피해자 가족을 만나 안정된 일상을 돕고 있다. 또 2015년 발생한 인천 영종대교 106중 추돌사고 때는 132명에 달하는 사상자와 그 가족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분실물과 사고 차량 처리, 심리상담 등을 지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8월 새벽에 출근하는 30대 여 간호사에게서 현금 3000원을 빼앗은 강도사건 범인에게는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당시 처음 도입된 ‘범죄피해평가표’를 작성해 법정에 제출한 복금단(33) 경장은 “피해 금액은 많지 않지만 피해자가 지속적인 수면 장애와 두려움 때문에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범죄에 대한 판결이 피해자 회복에도 도움을 준 사례다.

노란우산 모임을 이끌고 있는 박영범(35·경감) 팀장은 “우리 중에 누구나 범죄 피해자가 될 수 있고, 그들도 우리의 이웃이며 형제라는 생각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천경찰청은 2015년부터 현재까지 피해자 신변 경호와 심리치료, 경제적 지원 등 모두 2666건의 피해자 보호활동을 펼쳤다.

인천 = 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
e-mail 지건태 기자 / 전국부 / 차장 지건태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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