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항상 변해야 산다”… 심플한 스윙으로 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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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18년 최경주 롱런 비결

후배에게도 물어보고 배워
위창수를 스윙코치로 계약
컷탈락 실망않고 내일 기약

올해로 18년째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경주(47·사진)의 롱런 비결은 무엇일까.

18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 하늘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코리안투어 SK텔레콤오픈(총상금 12억 원) 1라운드가 끝난 뒤 최경주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여전히 희망을 지니고 있다”면서 “그래서 즐겁고 행복하게 골프하고 있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최경주는 롱런 비결을 공개했다. 첫째, 안되면 나 먼저 변해야 한다. 최경주처럼 스윙을 자주 바꾼 선수도 드물다. 내게 안 맞는다 싶으면 드라이버, 볼, 퍼터까지 모두 바꾸는 변신을 거듭했다. 이번에도 나이가 들면서 체중이 급격히 늘자 체중부터 뺐다. 예전에도 여러 차례 굶으면서 감량을 시도했지만 중도에 포기하곤 했다. 이번엔 방법을 바꿨다. 적게 자주 먹었더니 몇 달 만에 7㎏이나 빠졌다. 몸이 가벼워진 만큼 스윙도 달라져야 했다. 과거엔 비거리 한계를 넘으려고 몸이 아플 정도로 과도한 스윙을 했지만, 백스윙을 작게 하면서 임팩트 때 파워를 싣는 ‘몸통스윙’으로 바꿨다. 최경주는 “아직 스윙 변화가 과도기여서 성적에 직결되지 않는다”면서도 “몸이 아프지 않으니 만족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궁금하면 참지 말고 안 되면 물어보라. 후배일지라도 배울 것이 있다면 따라배워야 한다는 게 최경주의 지론. 지난 2월 제네시스 오픈에서 만난 위창수(45)의 스윙을 지켜보면서 그를 자신의 스윙코치로 정식계약했다. 위창수가 시드를 잃고 2부 투어로 내려간 후배였지만 스윙만큼은 자신보다 낫다고 판단했고, 그의 연습법을 습득했다. 위창수를 만나면서 비거리가 늘었고, 스윙은 한층 간결해졌다. 지난해에는 이동환(30)에게 퍼팅 법을 전수받았다. 퍼터의 페이스가 항상 닫혀 있다는 이동환의 조언에 따라 페이스를 열듯이 치니 결과는 달라졌다. 점차 확신이 생겼고, 꾸준히 하니 자연스레 자신의 것이 됐다. 최경주는 미국 진출 초기 ‘상대가 어눌한 나의 영어를 알아들을까’라는 두려움 대신 ‘영어는 꼭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영어를 익혔고 PGA투어에 순조롭게 적응했다.

세 번째,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를 유지한다. 최경주는 1999년 11월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하며 PGA투어 정식 멤버가 됐고, 2000년부터 풀시드 멤버가 됐다. 루키 시즌 부진으로 두 번째 퀄리파잉스쿨을 갔을 뿐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시드를 잃지 않았다. 2부 투어 한번 내려가지 않은 PGA투어의 ‘진골’로 불릴 정도. 그러나 올해엔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다. 이번 시즌 15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11차례 컷 탈락했다. 제네시스 오픈에서 공동 17위에 오른 게 시즌 베스트 성적. PGA투어 8승에 통산 상금 3194만 달러(23위)지만 현재 세계 랭킹은 212위에 그치고 있다. 페덱스컵 랭킹은 186위, 시즌 상금은 14만24850달러(183위)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최경주는 “실망보다는 다음에 잘하면 된다는 긍정적인 사고력을 잃지 않고 있다”며 “착실함을 유지하면 분명 (우승) 기회가 찾올 것이라고 믿기에 웃음을 잃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인천 =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