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팀장의 북레터>스타보다 ‘좋은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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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나이트’ 시리즈에서 집사 알프레드, ‘인터스텔라’의 물리학자 브랜든, ‘킹스맨’의 시크릿 에이전시의 수장 아서 등 다양한 배역으로 우리와 만난 명배우 마이클 케인(84)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배우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주는 조언을 담은 책이 나왔습니다. ‘마이클 케인의 연기 수업’(바다). 그가 영국 BBC 방송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강연한 내용을 구성한 것입니다.

영국 런던 수산시장의 짐꾼이었던 아버지와 청소부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두 칸짜리 방에서 가스 불에 의지해야 했던 소년 케인은 짐꾼, 잡역부 등으로 일하며 독학으로 연기를 공부했다고 합니다. 결국 단역부터 시작해 60년 넘게 배우로 살며 10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했고 대영제국 공로훈장도 받았습니다.

그는 이 책에서 연기하기 전 준비사항, 캐릭터를 창조하는 요령, 불규칙한 촬영 스케줄 속에서 감정선을 유지하는 방법, 카메라 앞에서 공포를 극복하는 요령 등 구체적인 조언을 전합니다. 하지만 한 분야에서 성공한 이들, 한 분야에서 독보적 영역을 구축한 이들의 이야기는 그 분야를 넘어 모두에게 의미를 던집니다. 특수가 아닌 보편의 이야기인 것이죠.

케인은 배우로서의 삶을 성공적으로 이끈 비결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한 부류는 남들에게 어떠한 평가를 받더라도 흔들림 없이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을 성취하기 위해 매일 끈질기게 매달리고 무엇이든 견뎌내 결국 원하는 바를 이뤄내는 사람들이다. 다른 부류는 아무리 대단한 인정을 받고 장식장 위에 상패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을지라도 자신의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당연히 그는 전자의 인물입니다. 노력, 인내 같은 기본적인 덕목과 함께 ‘흔들림 없이’라는 대목이 눈에 들어옵니다. 세속적인 의미에서든, 자기 만족적 의미에서든 성공에 이른 사람들이 하는 말 중에서 자주 등장하는 것이 흔들림 없는 자신에 대한 집중입니다.

대배우 케인도 이렇게 말합니다. “연기를 하는 것은 경쟁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몽고메리 클리프트는 동료 배우의 질투 대상이 된다는 것은 그에게 최고의 찬사를 받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한 바 있다. 나는 그런 태도를 권하지 않는다. 그것은 자멸로 가는 길이다. 경쟁적인 사람은 승자의 입장에 서있지 못하면 매우 괴로워한다. 연기란 경쟁의 대상이라는 문제에서 완전히 초월해 있다. 저는 저이고, 제가 필요하면 필요한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제게 적합하지 않은 것이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