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의 공간>‘南에는 영랑 北에는 소월’… 대표적 시문학파로 순수 서정시 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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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랑은 누구…

김영랑(金永郞)은 1903년 1월 16일 전남 강진군 강진읍 남성리(탑골) 211번지에서 아버지 김종호 씨와 어머니 김해 김씨 사이의 5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본명은 윤식(允植)이다. 어린 시절 한학을 배웠고, 강진공립보통학교 졸업 후 1917년 휘문의숙(徽文義塾)에 입학했으나 3·1 운동 때 학교를 그만두고 귀향해 독립운동을 주도하다가 일본 경찰에 체포돼 대구교도소에서 6개월간의 옥고를 치렀다.

다음 해 일본으로 건너가 아오야마(靑山) 학원 중학부를 거쳐, 동학원 영문학과에서 수학했고 서구 문학에 깊이 심취했다. 유학 중에 용아(龍兒) 박용철(朴龍喆)과 친교를 맺기 시작한다. 1923년 11월 간토대지진의 여파로 학업을 중단하고 이듬해 봄에 귀국했다.

박용철, 정지용 등과 함께 ‘시문학’ 동인으로 참여해, 1930년 3월 5일에 ‘시문학’지를 창간했고. 여기에 30여 편의 시를 발표하며 본격적인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 1935년 처녀 시집 ‘영랑시집(永郞詩集)’이 박용철의 후원과 편집으로 간행됐다. 일제강점기 말기에는 창씨개명과 신사참배를 끝까지 거부하며, 두어 차례 붓을 꺾기도 했다. 해방 후 다시 시작 활동에 전념했고, 1948년 9월 서울로 이사해, 다음 해 2월 문교부 예술위원회 문화위원을 거쳐, 8월 공보처 출판국장을 역임했다. 1949년 10월 ‘영랑시선(永郞詩選)’이 중앙문화사에서 간행됐다.

1950년 9월 27일 서울 수복 공방전에서 날아온 포탄 파편에 복부상을 입고 이틀 후인 29일에 작고했다. 김영랑은 86편의 시와 20여 편의 산문을 남겼다.

‘북의 소월, 남의 영랑’. 김영랑은 한국 현대 시문학사에서 순수 서정시의 영역을 개척한 시인이며, 그의 작품들은 목적의식이 담긴 시를 거부하고 이상적인 순수서정시에 집중했다. 주로 언어의 조탁(彫琢)을 통해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발굴하고 세련된 시형과 율격으로 섬세하고 투명한 감성의 세계를 고운 어조로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