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인구 1200만명 시대…폭주·음주라이딩 사고 급증

5년간 사망 1405명 달해
이용자들 안전의식 희박

국내 자전거 이용 인구가 120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자전거 교통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자전거 폭주족’ ‘음주 라이딩’ 사례도 늘고 있다. 자전거 운행 관련 규제가 사실상 전혀 없어 문제를 더욱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 교통분석시스템에 따르면 2011∼2015년 5년간 자전거 교통사고는 총 7만2375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겨울철인 1∼2월에는 5271건에 그쳤지만, 봄철인 4∼5월 야외 활동이 늘면서 약 170%나 증가한 1만4228건의 자전거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전체 교통사고는 연평균 1.1%씩 증가하는 데 비해 자전거 교통사고는 9.4%씩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자전거 교통사고가 사망이나 중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같은 기간 자전거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와 중상자는 각각 1405명과 2만9242명에 달했다. 지난달 12일에는 강원 강릉시에서 자전거를 타고 일방통행 골목길에서 나오던 중 40대 여성이 신호등 없는 교차로를 지나던 승용차와 부딪혀 숨졌다. 공원이나 유원지에서 위험천만하게 자전거를 모는 자전거 폭주족도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회사원 박모(36) 씨는 지난달 아이와 함께 서울 한강공원을 찾았다가 과속하던 한 자전거 동호회원이 몰던 자전거에 부딪혀 심한 타박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자전거 운전자의 부주의가 대형사고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18일 밤 한강공원 등지에서는 음주 라이딩을 즐기거나, 자전거를 타면서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었다. 헬멧 등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도 부지기수였다. 그러나 이를 규제할 방법은 없는 실정이다. 자전거는 정해진 속도 제한이 없고, 표지판이나 노면에 표시된 제한속도가 ‘권장’될 뿐이다. 자전거로 음주운전을 해도 처벌조항조차 없다. 경찰청 관계자는 “자전거 이용자들이 도로나 공원 등에서 안전수칙을 반드시 지키고, 안전장비 착용도 일상화해야 각종 대형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