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세의 앤티크 골프 이야기>보비존스 그랜드슬램 세트, 1930년 달성 기념 1930세트 한정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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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골동품을 모으는 수집가라면 꼭 가지고 싶은 클럽 세트가 있다. 보비 존스의 이름을 따 제작한 14자루로 구성된 ‘보비 존스 1930 그랜드슬램 골프채 세트’(사진)가 그것이다.

그가 1930년 인류 최초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1930세트로 한정해 만들어졌다. 그랜드슬램 75주년을 기념해 2005년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골프회사에서 제작했다. 클럽은 감나무로 만든 드라이버와 3번 우드, 조금 색다른 드라이빙 아이언, 그리고 1번부터 9번 아이언, 여기에 현대적 의미의 샌드웨지 이전에 사용됐던 컨케이브 샌드웨지로 구성돼 있다. 물론 퍼터엔 그 유명한 ‘컬래미티 제인’이 담겨 있다.

당시 미국의 스포츠 개척자인 컬래미티에서 명명된 이 퍼터는 몇 차례 주인이 바뀐 뒤 존스의 손에 들어간다. 하지만 33.5인치로 짧은 데다 그립은 찢어지고 나무샤프트는 금이 갔다. 본드로 붙였지만 헤드마저 녹이 슬었다. 하지만 이 퍼터로 존스는 그랜드슬램을 포함해 무려 10차례의 메이저 타이틀을 확보했다. 첫 번째 컬래미티 제인은 오거스타 내셔널에 보관돼 있으며 두 번째 것은 미국골프박물관 보비 존스 전시관에 기증됐다.

수집가들은 오늘도 이 14자루를 찾아 헤매고 있다. 제작 당시 3200달러(약 350만 원)였던 이 세트는 현재 1000만 원까지 호가하지만 전 세계로 흩어져 있는 1930개의 온전한 세트를 구하기란 쉽지 않다. 물론 플레이가 가능하지만 스윙 스폿이 좁은 머슬 백의 블레이드 형태여서 프로조차 정복하기 힘든 클럽이다.

남양주골프박물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