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검사장’ 최소 5~6자리 줄인다

- 검찰조직 개편안 준비
법무부 출입국장 등 외부 개방
大檢 총장참모 보직 축소 검토

법원행정처 역할 줄이기 등
사법개혁 작업도 본격 시동

청와대가 현재 49개에 이르는 검사장급 이상 보직 중 최소 5~6자리를 줄이는 조직 개편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청와대는 대법관 인적 구성 변화, 법원행정처 역할 및 위상 변경 등 사법개혁 작업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서울중앙지검장을 고검장급에서 검사장급으로 환원함에 따라 다음 검찰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비검사장 보직이 되는 것이 확정됐다”며 “검사장 자리를 더 축소해 검찰이 겸손한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확고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법무부의 문민화 기조에 따라 현재 검사장이 맡고 있는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범죄예방정책국장 등을 외부에 개방하고 대검찰청의 검찰총장 참모 보직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최소 5~6개, 많을 경우 10개 정도의 검사장 자리가 줄 것으로 보인다.

검사장급 보직은 김대중정부 시절 42개였으나 노무현정부 이후 55개까지 늘었다. 박근혜정부 시절 검찰개혁 차원에서 6개 보직이 줄어 49개가 됐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전 정부에서 이뤄진 검사장 축소가 부족한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조직개편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사법개혁에 대해서도 분명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전날 임명한 김형연 청와대 법무비서관 인선을 직접 주도했다. 김 비서관은 현직 법관이었지만, 임명 사실을 통보받고 사표를 제출한 후 청와대로 왔다. 김 비서관은 법원 내에서 대표적인 진보 법관 중의 한 명으로 올해 법원행정처의 국제인권법연구회 학술행사 축소 외압 의혹, 2009년 신영철 전 대법관의 촛불집회 관련 재판 개입 논란 등이 있었을 때 앞장 서서 문제제기를 했다. 김 비서관은 법원행정처 개혁에 대해서도 강한 소신을 가지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김 비서관의 임명은 문 대통령이 사법개혁에 대한 확실한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며 “앞으로 사법개혁안 등을 마련하는 작업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9월 대법원장 교체를 계기로 법원행정처 축소 등 사법부 조직 개편과 대법관 인적 구성 변화 등 대대적인 사법개혁이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부에서는 대법원장을 포함해 대법관 13명이 교체된다. 당장 임명 제청 절차가 진행 중인 2명의 대법관 인선에서도 전 정부와 다른 기조가 나타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 19일 통합진보당 해산에 유일하게 반대한 김이수 헌법재판관을 헌법재판소장으로 지명한 것을 두고도 사법개혁의 예고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병채·유민환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