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육성사업 무려 1347개 ‘난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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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6兆… 3년 연속 증가
19개부처중 18곳 예산집행
방만 운영·정책 효율성 저하
“중복사업 정리 시급” 목소리

올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중소기업 육성사업 수가 무려 1347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 규모는 16조6000억 원이다. 최근 3년 동안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19개 중앙부처 중 무려 18개가 예산을 집행하고 있어 컨트롤타워를 통한 중복된 사업 정리 및 효율화 작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올해 중소기업 육성사업은 18개 중앙부처에서 288개 사업(14조2939억 원), 17개 지방자치단체에서 1059개(2조2867억 원)로 집계됐다. 총예산은 2015년 15조3000억 원, 지난해 16조5000억 원, 올해 16조5806억 원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그러나 이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조직은 없는 실정이다. 중소기업 육성 예산 중 51.2%(8조5000억 원)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융자 예산의 경우만 해도 중소기업청과 산업통상자원부뿐 아니라 고용노동부, 미래창조과학부, 해양수산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여러 부처와 지차체가 동시에 시행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중소기업청의 중소벤처기업부 승격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 정책의 컨트롤타워 기능과 중복 정책 구조조정 등 중소기업 정책 혁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자칫 부 승격으로 지원 항목과 예산만 증가하면 방만한 예산 운영과 정책 효율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골목상권 보호 등 소상공인 보호 정책이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한 중기정책과 구분 없이 추진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산 집행기관별로는 중앙부처의 중소기업청이 72개 사업, 예산 7조4738억 원(52.0%)으로 규모가 가장 컸다. 산업부는 사업은 75개로 가장 많았지만 예산은 2조1701억 원(15.2%)이었다. 이어 고용부가 18개 사업·1조6379억 원(11.5%), 농림부가 17개·1조1663억 원 순이었다. 지자체의 경우 경기도가 116개사업·6439억 원(28.2%)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이 61개·4520억 원(19.8%)으로 뒤를 이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소벤처기업부 신설을 통해 그냥 퍼주기식으로 육성 예산을 확대하게 하면 육성 성과가 나올 수가 없다”면서 “현재 한국 기업의 수출 80%가 기업 간 거래인 상황 등 경제 구조를 감안해 기존의 정책 집행 상 나타난 문제를 개선하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