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대기업보다 고용효과 커”… 새 정부 ‘일자리 보고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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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일자리 창출 도맡아”
국내외 연구결과와 상반돼

문재인 정부가 중소기업 중심의 일자리 정책을 추진할 것을 밝힌 가운데 과연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인지를 놓고 논란이 적지 않다. 최근 다수 연구들은 오히려 창업 초반 벤처기업과 대기업에서 일자리 창출을 도맡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23일 산업계 및 학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본부에서 만든 ‘일자리 보고서’에는 “(민간부문) 중소기업은 국내 일자리 증가분의 97%를 담당(2011∼2014년 총 177만 개 창출)한 반면, 대기업(상위 20개 기업)의 총 고용자 수는 감소했다”고 적시하고 있지만 이와 상반된 국내외 연구 결과들이 적지 않다.

먼저 최근 국제무역연구원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통계청 기업활동조사에서 최근 10년간(2006∼2015년) 모든 연도에서 관찰된 제조업 3418개 사(종업원 50인 이상)의 일자리 창출을 비교한 결과, 대기업은 2006년 84만8000명에서 2015년 103만9000명으로 증가한 반면, 중소기업은 같은 기간 36만4000명에서 35만6000명으로 줄어들었다. 또 2014년 산업연구원의 ‘제조업의 기업규모별 비중과 고용증가율의 관계’ 보고서에는 “제조업 사업체수 기준 및 종사자수 기준의 중소기업 비중 증가는 고용증가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반면 사업체수 기준 대기업 비중은 향후 2년 이후 고용증가율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결론을 내기도 했다. 이 보고서는 또 기업규모별 비중의 고용증가율에 대한 효과를 살펴볼 때, 20명 미만 기업군이 고용증가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해, 창업 소기업과 성장·고용창출 가능성이 큰 혁신형 기업의 지원에 정책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현재의 중소기업 범위 기준에 기초한 중소기업 정책 추진이 고용 창출 차원에서는 비효율적이란 분석이다.

해외연구 보고서는 ‘중소기업 지원=일자리 창출’이란 공식에 일찌감치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존 할티웽거 미 메릴랜드대 교수 등은 2013년 논문(Who creates jobs?)에서 중소기업이 고용의 대부분을 창출한다는 기존 연구는 총고용창출과 순고용창출을 구분하지 않았고, 기업의 연령이 고용창출에 미치는 효과를 통제하지 않는 등 분석방법 상 문제점이 상당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특히 순고용을 창출하는 것은 창업 초기기업이며, 대부분 창업기업이 소기업에 해당돼 중소기업이 고용을 창출하는 것으로 오해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