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8주기 추도식>사상 최대규모 盧추도식… 文 ‘사람 사는 세상 이루겠다’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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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만명 최다 인원 참석 예상

김경수 “올해는 편안한 분위기”

‘친노·친문 한풀이로 비칠라’
靑, 참석자 최소화하고 경계령
文, 현안 관련 발언은 안할듯

고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이 23일 문재인(얼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문 대통령은 이날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 등과 오찬을 하고 추도식에서는 인사말을 한다. 청와대는 이날 참석자를 최소화하며 추도식이 지나치게 들뜬 분위기 속에서 열리지 않도록 하는 데 신경을 많이 쓰는 모습이었다.

이날 추도식은 오후 2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 일원에서 열린다. 주최 측인 노무현재단은 연인원 10만 명 규모로 역대 최다 인원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추도식에 참석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예년의 추도식은 연인원 3만~5만 명 정도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노 전 대통령의 친구이자 동지였던 문 대통령의 당선 후 불과 2주 만에 열리는 이번 추도식에는 이른바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지지자들이 총출동할 것으로 보인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3일 오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찾은 추모객들이 노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자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참석자들) 표정들을 보면 그전에는 비장함, 결기 이런 느낌이 좀 있었는데 올해는 다들 편안한 표정”이라며 “지난해 총선을 치르고 (노무현) 대통령님께 작은 숙제를 하나 해결하고 왔다고 말씀드렸는데 오늘은 조금 더 큰 숙제를 해결하고 왔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응어리가 조금씩 풀리고 이제는 (노무현) 대통령님이 못다 이룬 꿈을 우리가 이뤄나가는 계기로서의 추도식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추도식이 친노·친문 세력의 ‘한풀이’ 자리로 외부에 비칠 수 있는 것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의지와 관계없이, 최근 희석되고 있는 친문 패권주의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는 점을 우려하는 것이다. 이날 자리로 인해 고조돼 있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참석자 수를 최소화하고, 문 대통령도 인사말에서 최근 현안과 관련된 발언은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에서는 문 대통령 외에 임종석 비서실장, 전병헌 정무수석,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박수현 대변인 등이 이날 추도식에 참석했으며 비서관급에서는 부속비서관, 의전비서관 역할을 하고 있는 인사들 정도만 대동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 말미에 인사말을 통해서 노 전 대통령이 강조했던 ‘사람 사는 세상’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취지로 발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고인 추모에 강조점을 두고 발언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인사말은 약 13분간 이어졌던 지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기념사보다 크게 짧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