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녀’ 김옥빈… 칸 눈길 잡은 ‘女킬러의 핏빛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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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악녀’ 첫 상영회

김옥빈 8년만에 레드카펫
“외국기자가 기억해줘 감동”

“프랑스 기자가 ‘8년 전 뱀파이어가 킬러가 돼서 돌아왔다’고 나를 알아봐주더군요. ‘너무 고생했고, 너무 잘해서 놀랐다’고 얘기해줘서 감동 받았습니다.”

배우 김옥빈은 22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한국 기자들을 만나 이런 감격을 전했다. 그는 올해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영화 ‘악녀’(사진)의 주역으로 칸을 찾았다. 지난 2009년 영화‘박쥐’로 칸 레드카펫을 밟은 바 있는 그는 다시 온 소감도 역시 감격적으로 전했다.

“기쁘고 설레서 오늘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최근 국내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여배우를 주역으로 내세운 영화 ‘악녀’는 화려하고 강렬한 액션을 담고 있다. 21일 밤 칸 뤼미에르극장에서 첫 상영회를 열어 관심을 모았다.

영화가 시작되면 김옥빈이 연기한 조선족 킬러 숙희가 10여 분간 총과 칼, 도끼 등으로 수십 명의 남자를 죽이는 장면이 이어진다. 카메라가 숙희의 시선으로 상대를 비추며 피로 붉게 물든 화면이 강렬하게 다가온다.

숙희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잃은 후 조선족 범죄조직의 킬러가 된다. 하지만 이 조직 수장인 중상(신하균)이 죽은 뒤 국가정보기관에 스카우트돼 비밀임무를 수행한다. 정보기관 간부 권숙(김서형)으로부터 10년 후엔 평범한 삶을 살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기관 요원 현수(성준)와 사랑에 빠지지만 임무 수행 중 모든 것을 잃고, 아버지 죽음의 비밀을 안 후 복수에 나선다.

합기도와 태권도 유단자인 김옥빈은 매끄러운 액션 연기로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그는 이 영화를 위해 엄청난 양의 훈련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저 혼자 빠르고 강하게 해서 되는 게 아니라 모든 배우들의 합이 잘 맞아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의 말대로 배우들이 합을 이룬 액션은 볼 만하지만 이야기가 단선적으로 흐르는 것은 아쉽다. 오는 6월 8일 국내 개봉한다.

칸 = 글·사진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