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 목공소 화재로 일가족 참변…1명 사망·2명 중상

24일 오전 서울 을지로의 한 목공소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근처 건물에 살던 세 모녀 일가족이 참변을 당했다.

서울 중부경찰서와 중부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30분쯤 서울 중구 을지로5가 한 목공소에서 불이 나 근처 건물에 살던 김모(여·53) 씨가 숨지고, 김 씨의 언니(57)와 어머니 임모(79) 씨가 중상을 입었다. 불은 목공소 건물을 모두 태운 뒤 좌우 인접건물로 옮아붙었다가 약 2시간 40분 만에 꺼졌다.

김 씨 등은 건물 옥상으로 대피를 시도했지만 결국 화마를 피하지 못했다. 숨진 김 씨는 건물 옥상에서, 김 씨의 어머니와 언니는 계단에 쓰러진 상태로 소방관들에게 발견됐다. 김 씨는 전신에 3도 화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어머니와 언니도 대피 도중 입은 화상으로 생명이 위독하거나 크게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어머니인 임 씨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문감식 및 가족 확인을 통해 사망자가 작은딸로 확인됐다. 중부소방서 관계자는 “부상자들의 화상 정도가 심해서 눈으로는 신원을 파악할 수 없을 정도였다”며 “2명의 중상자는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청소노동자 숙소로 이용되는 다른 인접 건물 거주자 10여 명은 화재 직후 무사히 대피해 화를 면했다. 당시 목공소에는 사람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당시 “전깃줄 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했다”는 주민 신고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발화지점 등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최준영·김성훈 기자 cjy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