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앨범 감사… 나도 록 부활 힘 보태려 여러가지 준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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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THE ORIGIN’ 헌정 받는 ‘代父’ 신중현 인터뷰

“젊은 후배들이 이런 앨범을 만들어준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크고 고마운 일입니다.”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사진)이 자신을 기리는 헌정앨범을 준비 중인 후배들을 향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오는 31일부터 순차적으로 공개되는 ‘신중현 THE ORIGIN’은 1974년 발표된 ‘신중현과 엽전들’ 1집의 헌정앨범이다. CJ문화재단이 지원하는 ‘튠업’의 젊은 음악인들이 한국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선배 음악인들에 대한 이해와 존경을 표하기 위해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신중현은 25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선배를 예우하고 우대한다는 차원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저로서는 음악계에서 사라져 가는 록 문화가 다시 번성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신중현 THE ORIGIN’의 1번 트랙은 그의 대표곡인 ‘미인’의 차지다. 이 앨범의 성격을 잘 보여주면서 대중적으로 가장 익숙한 곡이기 때문이다. 한국 전통음악에서 주로 사용하는 5음계를 이용한 한국적인 멜로디에 서양 하드록을 가장 잘 적용한 사례로 손꼽히는 곡이기도 하다. ‘미인’의 편곡에는 신중현의 아들인 신대철을 비롯해 장기하, 박윤식(크라잉넛) 등 기성 뮤지션들도 대거 참여했다.

신중현은 “1960∼1970년대에는 전세계적으로 록 열풍이 불었고 저 역시 록에 한국적 문화를 얹어야겠다고 생각해 만든 곡이 ‘미인’”이라며 “지금까지도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숱한 로커들이 애용하는 노래라는 상징성이 있는 동시에 대중이 가장 많이 듣고 부르는 곡이라 ‘미인’을 1번 트랙으로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헌정앨범은 뮤지션 정원영과 이이언이 각각 총괄 디렉터와 프로듀서를 맡았고, 튠업의 지원을 받는 신진 뮤지션 ABTB, 아시안체어샷, 블루파프리카, 포헤르츠, 박소유가 각각 ‘생각해’ ‘그 누가 있었나봐’ ‘긴긴 밤’ ‘저 여인’ ‘설레임’ 등을 자신만의 색깔로 재해석했다. 실력파 뮤지션 정재일이 프로듀싱한 ‘아름다운 강산’은 스페셜 트랙으로 삽입됐다.

평소 후배들과의 협업에 관심이 많은 신중현은 이번 헌정앨범 프로젝트에 대해 “최근 한국 록이 침체기다. 이번 기회를 통해 더 많은 후배가 록에 관심을 갖고 함께 향유하는 문화가 형성되길 바란다”며 “나 역시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지만 책임감이 크고 고민이 깊기 때문에 공식 발표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한류가 두각을 보이며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 음악의 주류는 K-팝과 아이돌이다. 하지만 신중현은 이럴 때일수록 록의 순수성에 집중할 것을 당부한다. 그는 “록은 어느 한 국가의 유행이 아니라 모든 이들이 공통적으로 즐기는 장르”라며 “한류에 편승하려 하기보다는 록 자체의 음악성을 높여서 존재 가치를 키워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편, ‘신중현 THE ORIGIN’ 파트 1, 2는 각각 31일, 6월 7일 발매되고 전체 앨범이 6월 14일 공개된다. 6월 24일에는 서울 CJ아지트 광흥창에서 헌정앨범 발매 기념 공연이 열린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