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간접고용 근본 해결은 대기업 勞使 고통분담해야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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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배 경총 부회장

“본질 대기업·中企 간 문제
임금 격차 심화가 주원인”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없애고 대기업 비정규직 실태 조사에 나서겠다는 문재인 정부 정책에 대해 경제계가 “현재 논란은 정규직·비정규직 문제가 아니라 본질적으로 대·중소기업 간 문제”라며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기업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비정규직은 나쁘다는 이분법적 접근은 갈등만 부추기고 사회 전체 일자리를 감소시킬 위험이 크다는 비판이다.

김영배(사진)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상임부회장은 25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26회 경총포럼에서 “최근 정부의 비정규직 전환 정책 발표 이후 민간에서도 정규직 전환 요구가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며 “서울대 비학생조교를 시작으로 간호조무사, 집배원, 학교급식보조원 등 각계 요구로 기업들이 힘든데 이들은 비정규직이 아니라 엄연히 협력업체 정규직으로 현재 논란은 본질적으로 대·중소기업 간 문제”라고 말했다.

김 상임부회장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라는 사회적 분위기를 기회 삼아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으로 이동코자 하는 것인데 모든 근로자가 대기업으로 옮긴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뿐 아니라 중소기업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기업 인력운용과 생산방식은 사업장 여건에 따라 다르고 주력사업이 아닌 업무라면 전문업체에 아웃소싱해 인력, 노하우를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인데 획일적인 이분법적 접근은 갈등만 키운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비정규직 문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주요 국제기관이 수차 지적했듯 정규직 과보호도 한 원인인데 이런 상황에서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민간까지 확대되면 기업 경쟁력과 일자리 창출 여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강성 노동운동이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의 과도한 임금상승을 유인했고 결국 임금 격차 심화의 주원인”이라며 “일본보다 한참 낮은 국내총생산(GDP)에도 임금은 오히려 높은 현실을 고려할 때 비정규직, 간접고용 문제의 해법은 대기업 노사의 고통 분담을 바탕으로 한 배려를 통해서만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상임부회장은 “기술 발전, 공정 자동화로 일할 기회조차 줄고 4차 산업혁명이 전통적 고용형태를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 있는 현 상황은 각자 이해관계를 앞세워 싸울 때가 아니라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고 일자리 증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힘을 모을 때”라고 말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