低금리·갭투자·강남권 물량부족…아파트 “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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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시장 과열 조짐 왜?

강남4區 7주 연속 상승… 상일동 본보기집 수만명 몰려
뚜렷한 호재는 없지만 강남권·새 아파트 선호현상 심화
재건축이익환수제·증여세 강화 대비 미리 투자하기도

27일 오후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아파트 본보기집. 분양 설명과 단지설계 등을 살펴보려는 내 집 마련 수요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입장객만 8000여 명. 26일부터 3일 동안 2만2000여 명이 몰렸다. 금강주택이 부산에서 지난 26일 본보기집 문은 연 ‘명지국제신도시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Ⅲ’ 에도 3일 동안 수요자 3만여 명이 방문했다.

이들 지역뿐만 아니다. 올해 초만 해도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린 경기 김포시에서 최근 공급한 GS건설 ‘한강메트로자이’는 1순위 평균 7.1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3226가구에 2만3049명이 신청했다. 같은 시기 SK건설이 서울 동작구 신길동에서 분양한 ‘보라매 SK뷰’도 1순위 청약 결과 527가구 모집에 총 1만4589명이 청약, 평균경쟁률 27.7대 1을 기록했다. 또 지난주 안양시에서 공급한 ‘안양 명학역 유보라 더 스마트’(150가구)도 최고 경쟁률 13대 1을 기록했다.

5·9 대통령선거 이후 분양한 아파트 청약경쟁률이 예상외로 높게 나오는 가운데 서울지역 아파트도 가격 상승과 매매 거래 증가가 뚜렷해지고 있다. 2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는 5월(28일 기준)에 8520건이 거래됐다. 이는 월간 기준 올해 가장 많은 거래량으로 4월(7823건)보다 700여 건 증가했다. 5월에는 특히 강남구(506건), 서초구(540건), 송파구(672건), 강동구(567건)등이 이미 전월 거래량을 추월했다.

이날 부동산 114는 강남 4개 구 모두 4월 첫째 주 이후 지난주까지 7주 연속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들 4개 구는 4월 초 구별로 0.03~0.25%로 상승률이 미미했으나 5월 들어 상승 폭이 확대됐다. 실제 강동구 암사동 롯데캐슬퍼스트,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등은 최근 한 두달 사이에 2000만 원가량 올랐다.

부동산업계에서는 부동산 시장 호황에 대해 ‘뚜렷한 호재가 없는데도 강남권 입주아파트 절대 부족, 저금리에 따른 풍부한 시중 유동자금, 전세를 끼고 사 임대 놓는 ‘갭투자’ 증가, 자산 증여 수요, 새 아파트 선호 현상 등이 맞아떨어지면서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재건축 부담금을 내더라도 새 정부의 세제 강화(증여·상속세 등)를 고려해 강남권 요지의 아파트를 사두는 게 더 낫다는 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내년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부활하면 강남권 주택 부족이 더 심화할 것이라는 불안 심리도 원인으로 꼽힌다. 한 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열기는 기본적으로 질 좋은 주택 부족이 원인”이라며 “신규주택은 물론 기존주택시장의 최근 호황은 베이비부머(1955~1963년 출생)의 에코세대(1980~1995년에 태어난 이들) 자산 증여 수요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