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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06월 01일(木)
‘소비자 편익’빠진 유통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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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종 경제산업부 부장

“이런 상황에서 뭐라 말하기 참 부담스럽죠. 반발하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으니….”

최근 만난 모 유통 대기업 임원은 말 한마디, 한마디를 조심스러워 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곧바로 정규직의 비정규직 전환, ‘골목상권’ 보호와 경제민주화 정책에 시동이 걸린 데 대해 ‘쓸데없는’ 발언을 했다가 자칫 ‘부메랑’으로 돌아올까 우려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은 다른 장치(裝置)산업과 달리 인적서비스업으로, 고용창출 효과가 크고 소비자 편의 증대 효과를 구조적으로 안고 있다. 그런데 편향된 한쪽의 주장에 쏠려 정책이 결정되곤 해 걱정스럽다. 규제 강도가 높아질수록 고용창출에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토로했다.

이는 소비자 접점의 최전선이자 내수 회생의 바로미터인 유통산업이 처해 있는 고민과 속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만 7년여 동안 골목상권 보호 취지에서 영업시간 등 온갖 규제 압력을 다 받아 왔는데 그 강도는 오히려 더 높아지고 있다는 불만도 배어 있다. 국내총생산(GDP)의 8.3%, 고용의 14.8%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의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고, 소비 진작이 필요할 때면 언제든 ‘차출’되는데 이면으로는 규제 칼날만 수시로 들이대고 있다는 하소연도 들린다.

이를 명징하게 보여준 ‘코미디’ 같은 사례 하나. 소비 활성화를 위해 정부 주도로 지난해 10월 열린 ‘코리아 세일 페스타’ 행사 마지막 날에 정작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은 문을 닫아야 했다. 유통산업 발전법에 따른 일요일 의무휴업일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촉진을 하라 했는데(정작 정부·국회가 정한 규제 때문에) 물건을 사러 와도 장사를 하지 못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혀를 찼다.

사정이 이렇지만, 현재 각 정당에서 너나없이 쏟아내 국회에 계류된 유통산업 발전법 개정안만 22건에 달할 정도이고, 공정거래위원회는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 또 다른 규제 강화 카드까지 꺼내 든 상태다.

그렇다면 원론적으로 과연 규제 효과가 있었는지부터 면밀하게 살피는 게 순리이다. 한쪽에서는 규제 강화로 전통시장, 점포 수, 매출액이 늘어 안정적이란 분석도 있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대형마트가 규제로 매출감소의 직격탄을 맞았는데 그 매출조차 중소업권으로 전이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있다. 이런 첨예한 갈등의 와중에 눈에 띄는 ‘위안’은 대규모 점포가 출점했지만, 전통시장도 함께 ‘공존의 길’을 모색한 경기 시흥 정왕시장, 대야 심미시장, 부산 롯데몰 광복점 및 전통시장, 서울 동작구 남성시장과 SSM 같은 사례다.

유통업은 직접 이해당사자인 회사, 경영주, 피고용인, 상권 이해관계 외에도 가장 중요한 가치가 존재한다. 소비자 이익, 후생이다. 대형 유통점포의 입점규제가 오히려 경쟁을 제한해 소비자 후생을 저해한다는 학계의 연구 결과도 반추해야 한다. 대규모 점포 규제 강화에 앞서 기존 규제 효과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과 함께 소비자 후생 효과를 면밀히 따져 보고, 대·중소 유통 상생 시스템을 구축해 소나기 같은 규제로 인한 후유증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노력, 무엇보다 시급하다.

horiz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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