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洑 철거 물꼬” vs 농민 “하필 농번기·가뭄때…”

4대강 6개洑 개방 ‘엇갈린 民心’

환경단체는 “추가 개방을” 환영
농민 “왜 外地人이 난리냐” 반발

1일 4대강 6개 보가 수문을 열고 상시 방류를 시작한 것과 관련, 현지 농민과 외지인 중심의 환경단체가 정반대 입장을 나타내는 등 4대강을 둘러싼 갈등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이날 보 상시 개방에 맞춰 현장에서 환영 행사까지 가졌으나, 현지 농민들은 가뭄과 농번기가 겹친 시기에 서둘러 물을 흘려보내는 조치를 납득할 수 없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경남지역 환경단체인 낙동강 네트워크는 이날 보 개방 시간에 맞춰 창녕함안보 위에서 ‘강은 흘러야 한다’ ‘4대강 적폐청산, 흘러야 강이다’ 등 플래카드를 들고 환영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 단체 관계자는 “창녕함안보 수문개방은 20㎝밖에 안 돼 아쉽지만 물꼬를 텄다는 의미가 있다. 보 철거를 위한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향후 전면적인 ‘4대강 재자연화’에 나설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4대강 보 주변 농민들은 보 개방 조치에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금강 공주보 주변 농민 방성만(65·충남 공주시 소학동) 씨는 “가뭄이 심하고 물을 많이 쓰는 농번기인데 굳이 지금 물을 빼야 하느냐”며 “금강은 녹조가 심해지는 8월 이후 물을 빼든지 해야 하는데, 현장이 어떤지 모른 채 전국에 일률적으로 이런 조치를 내리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농민들은 “강 끼고 사는 우리들은 좋아하는데, 외지인들이 왜 난리냐”며 환경단체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창녕함안보 인근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창녕군 길곡면 송진수(59) 이장은 “보가 없었으면 지금 같은 가뭄에 물이 없어 농사도 못 지을 것”이라며 “가둬놓은 물을 흘려보내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되면 농민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한강의 경우 청미천 등 지류에 보를 더 설치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공주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전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