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사드특위 “국기문란 청문회 개최”

추가배치 보고누락 강경대응
韓·美 외교문제 비화 가능성
黨 지도부선 “논의된 바 없다”

한국당, 진상규명위 구성키로
청문회 개최에는 일단 부정적

국방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고 누락 의혹과 관련 여야 정치권이 각각 진상 규명을 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충돌하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사드대책특별위원회는 이번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국회 차원의 청문회 개최를 주장하고 나섰고, 자유한국당은 다음 주 진상규명위원회 발족을 예고하면서 논란이 여야 정치권 전체로 급속도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민주당 사드특위는 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회의에서 “청와대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사드 추가 배치 사실이 은폐됐다는 것은 하극상이고 국기문란 행위”라며 “지금의 사드 배치는 제반 국내법을 위반한 행위이고 따라서 중단돼야 한다. 졸속처리돼 온 것에 대한 국회 차원의 청문회를 조속히 개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재권 사드특위 위원장은 “이번 은폐보고는 전 정부와 국방부의 꼼수 배치의 결과”라며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제대로 보고 하지 않은 것에 대해)‘뉘앙스 차이’로 해명한 것은 황당할 뿐”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우택 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국방부와 청와대 간 진실공방은 코미디”라며 “당 차원에서 의혹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이르면 다음 주 초 진상규명위를 발족시키겠다는 생각이다. 한국당은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가 총리·장관 임명 과정에서 드러난 검증 부실에 따른 국면을 타개하고 군 개혁의 계기를 확보하기 위해 사드 보고 누락 의혹을 의도적으로 확산시키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당은 민주당의 사드 진상 조사 청문회 추진 방침에 대해선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 내에서도 사드 보고 누락 의혹이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이것이 진실 공방이나 국론 분열로 이어지는 것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는 형국이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사드 진상조사 청문회는) 특위 차원의 의견일 뿐 아직 당 차원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는 없다”며 “특위 위원들의 의견, 특사로 파견됐던 의원들의 보고를 종합해 청와대 안보실과 상의해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이철희 민주당 의원도 YTN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의혹이 사드에 관한 전반적인 논쟁으로 크게 비화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중국과 미국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만큼 국내 문제로 포커스를 좁혀 차분하고 조용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효목 기자 soarup6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