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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06월 02일(金)
‘평창 北참가’ 이상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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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 체육부장

박근혜 정부 시절 국내에서 국제종합스포츠이벤트가 잇달아 열렸다. 2014년엔 인천아시안게임, 2015년엔 문경세계군인체육대회와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가 개최됐다. 북한은 인천엔 왔지만 문경과 광주는 외면했고, 그 이유로 경색된 남북관계가 지목됐다. 그런데 지난 3월 10일 헌법재판소가 박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하고 대선 정국으로 접어들면서 변화가 생겼다. 북한은 지난 4월 2일부터 8일까지 강원 강릉시에서 열린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세계선수권 디비전2 그룹A 대회에 대표팀을 파견했다. 북한 선수단이 공식적으로 한국 ‘원정’에 나선 건 인천아시안게임 이후 처음이었다. 4월 3일부터 11일까지 여자축구 아시안컵 B조 예선이 북한 평양에서 치러졌고 한국대표팀은 물론 한국 취재진까지 평양에 머물렀다. 한국 취재진의 체류까지 허용한 건 달라진 북한의 태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이 주도하는 국제태권도연맹(ITF)이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리는 2017 세계태권도연맹(WTF) 세계선수권대회에 시범단을 파견한다. WTF는 한국이 주도한다. 한국에서 열리는 WTF 주관 행사에 ITF가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엔 남북 체육 교류가 무척 활발했다. 특히 세계인의 눈이 쏠리는 올림픽 무대에서 남과 북의 스포츠는 ‘우애’를 과시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개회식에서 남과 북 선수단의 동시 입장이 연출됐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2003년 아오모리동계아시안게임과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 2004년 아테네올림픽, 2005년 마카오동아시안게임,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 개회식까지 동시 입장이 이어졌고 전 세계인의 축하와 찬사를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평창동계올림픽이 북한의 참여로 평화의 상징이 된다면 꽉 막힌 남북관계를 풀어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됐지만, 정반대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로 인해 긴장감이 오히려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31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가 준비돼 있다며 미사일 도발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북핵 위협 탓에 체육 교류의 의미는 퇴색됐고, 평화의 제전(祭典)이란 올림픽의 이미지는 흔들리고 있다. 북한의 군사적 도발은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 흥행을 가로막는 가장 큰 암초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유도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애를 쓰고 있다. 그리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북한이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한 종목의 추가 출전권 부여, 북한의 참가 경비 지원 등을 고려하고 있다.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는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핵 해결 없는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은 무의미한 일회성 이벤트일 뿐. 화합과 평화를 추구한다는 올림픽 정신이 평창에서 구현되려면 북한의 참가에 앞서 북핵 해결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jhlee@
e-mail 이준호 기자 / 체육부 / 부장 이준호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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