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성급한 脫원전은 電力안보 해친다는 전문가들의 우려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에 대해 에너지 전문가들이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전국 23개 대학의 에너지 전공 교수 230명은 ‘책임성 있는 에너지 정책 수립을 촉구하는 교수 일동’ 명의로 1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전문가가 배제된 채 추진되는 일방통행식 탈원전 정책에 반대한다’며 ‘소수 비전문가가 속전속결식으로 진행하는 제왕적 조치는 국가 안전을 해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환경지상주의 도그마에 갇힌 문 정부의 성급한 탈원전 강행은 ‘전력(電力) 안보’ 위협으로 직결된다는 취지다.

국정기획자문회의는 이날 “원전 제로 공약은 반드시 실천한다”고 재확인했다. 그러나 국가 정책으로 추진하려면 종합적 검토를 거쳐야 한다. 수십 년 앞을 내다봐야 하는 에너지 정책은 무작정 밀어붙일 일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잘못 알려진 정보로, 과도하게 조성된 불안감으로 인해 국민 여론이 오도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탈원전이 세계적 조류라는 주장도 과장·왜곡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의 대다수 원전 이용 국가가 원전 건설과 운영을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 “유럽의 전력망이 연결돼 있어, 독일은 원전을 닫더라도 프랑스 원전의 전기를 구매할 수 있지만, 한국은 전력망이 고립돼 있다”며 유사시의 전력 안보 위기도 경고했다.

문 대통령이 전면 전환을 공약한 LNG 발전소는 발전 단가가 kwh당 101.2원으로, 68원인 원전의 1.5배다(지난해 말). 탈원전 공약은 재고해야 한다. ‘저탄소, 준(準)국산 에너지의 90% 이상을 생산하며 경제 발전, 고급 일자리 창출과 에너지 복지에 기여하는 원자력 산업에서 국가를 위해 매진하는 다수의 의견을 경청하라’는 충언조차 외면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