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국가경쟁력 향상 위한 올바른 접근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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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렬 연세대 교수 경영학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은 우리나라 국가경쟁력 종합순위를 지난해와 같이 평가 대상 63개국 중 29위로 발표했다. 국정농단 사건이 반영된 순위로 풀이된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국정 과제 우선순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시점에서 2017년 국가경쟁력 순위는 국정 운영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IMD 국가경쟁력 종합순위는 경제 성과, 정부 효율성, 기업 효율성, 인프라의 4대 분야에 대한 평가 결과인데, 2013∼2017년 5년간 우리나라의 분야별 국가경쟁력 순위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경제 성과는 20위에서 부침을 거듭하다 2017년 22위로 떨어졌고, 정부 효율성 역시 20위에서 28위로 추락했다. 반면, 기업 효율성은 34위에서 48위로 추락하다 올해 4단계 올랐다. 인프라는 19위에서 24위까지 매년 조금씩 순위가 떨어졌다.

따라서 새 정부는 우리나라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취약한 부문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기업 효율성을 향상시켜야 한다. 2017년 순위가 44위로 소폭 상승했으나 4개 분야 중 가장 취약한 분야로, 노동시장과 경영 관행 부문은 각각 52위와 59위로 최하위권을 지속하고 있다. 노동시장 분야의 경우 노사관계, 근로자에 대한 동기부여·직업훈련·연봉격차가, 그리고 기업 관행의 경우 이사회 회사 경영 감독의 효과성, 회계감사의 적절성, 경영진의 사회적 책임, 관리자의 신뢰성이 특히 취약한 분야다. 따라서 새 정부는 대립적 노사관계의 개선, 노동시장 내 격차 해소, 기업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기업 효율성 못지않게 정부 효율성도 제고해야 한다. 2017년 기업 여건 분야는 48위, 사회 여건은 42위다. 뇌물 공여 및 부패 비리, 법치, 정부 결정 및 집행의 효과성, 정치 불안의 위험도, 사회통합 정도와 같은 제도 및 사회 여건 부문의 순위가 추락했다. 또, 기업 여건의 경우, 보호무역주의가 해당국 사업 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 자유로운 경영 활동이 규제에 의해 저해되는 정도에 대한 순위가 50위 밖으로 저조했다. 따라서 새 정부는 대내적으로 안정적 국정 운영, 사회 대통합 창출, 기업 관련 규제 철폐를 최우선 국정 과제로 채택해야 하고 대외적으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심화에 대한 우리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리고 경제 성과 분야 개선을 위해서는 국제무역과 투자를 촉진해야 하고, 물가 안정은 물론 국민이 부담해야 할 높은 생계비 경감을 위한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인프라 분야의 경우 취약한 보건 및 환경 부문의 개선을 통한 국민의 삶의 질과 경제적 활동의 향상을 이뤄내야 한다. 또한, 우리의 기대에 크게 미흡한 교육 분야의 경쟁력도 끌어올려야 한다.

IMD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나타난 취약한 분야들의 문제점에 대해 우리 모두 인식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개선을 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이미 형성돼 있다. 다만, 이러한 문제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실행할 것인지가 과제다. 지금까지 각 정부는 이러한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심한 사회적 갈등을 초래해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새 정부는 과거 정부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고 장기적인 시각으로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촉매로서, 때로는 법과 질서에 기반한 규율자로서의 역할을 지혜롭게 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국가경쟁력 제고를 통한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우리 모두 자신을 비우고 협력해서 선을 이뤄 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