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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06월 08일(木)
경남·전남의 리더십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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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권 전국부장

대통령 부재라는 국가 리더십 문제를 해결한 5·9 대선이 경남과 전남 등 2곳의 지방 정부에 리더십 공백 사태를 초래한 것은 아이러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지난 4월 9일 공직 사퇴 시한을 3분 남겨 놓고 지사직을 ‘꼼수’ 사퇴한 경남은 내년 6월 13일 지방선거 때까지 1년 2개월간 정부가 임명한 행정부지사가 도지사 권한을 대행한다. 이낙연 지사가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5월 12일 사퇴한 전남 역시 1년 1개월간 행정부지사가 도정을 맡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5개월간 빚어졌던 중앙정부의 리더십 공백과 임명직 권한대행의 부작용이 경남과 전남 도정 곳곳에서 재연되고 있다.

경남의 경우 홍 전 지사가 2014년 11월 방만 경영과 실적 부진 등의 이유로 중단한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파견직원에 대한 수당(월 60만 원)을 7월 1일부터 지급하기로 했다. 홍 전 지사 사퇴 이후 경남도청 공무원 노조가 부활을 요청했고, 류순현 행정부지사가 이를 수용했다. 홍 전 지사가 적자와 강경 노조 행태를 비판하며 폐쇄한 진주의료원을 재개원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진보 성향의 지역 시민단체는 “홍 전 지사의 패악적인 도정 운영을 뒷받침했다”며 류 권한대행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역 공직사회에선 “열심히 한들 누가 챙겨 주기나 하겠냐”는 복지부동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또한 경남의 50년 미래가 달렸다며 역점 사업으로 추진했던 항공우주산업국가산업단지(사천·진주), 밀양 나노국가산단 조성, 거제 해양플랜트국가산단 조성, 항노화 산업 등이 추진 동력을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 올해는 관련 예산이 편성돼 있어 그럭저럭 버틸 수 있지만 내년 예산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은 도지사가 직접 국회를 방문해 일일이 의원들을 찾아다니며 관련 예산 확보를 위해 뛰고 있다. 류 권한대행이 나름 노력을 하겠지만 도지사만큼의 영향력과 힘을 기대하기 어렵다. 문재인 대통령이 추가경정예산 등 국정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조만간 개최할 광역지방단체장과의 간담회에서도 ‘선출직’과 ‘임명직’ 차이는 분명할 것이다.

이 전 지사가 총리로 ‘승진’한 전남은 예산과 역점 사업 추진에서 경남보다 걱정이 덜 하지만 공직 분위기가 느슨해진 것은 마찬가지다. 지역 정가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이들 지역에선 7∼8명의 도지사 후보군이 거론되면서 공직사회에서 눈치 보기와 줄 대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의 기간 불일치와 지방자치단체장의 중앙정부 인사 발탁이 계속될 경우 이 같은 문제점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이번 대선만 해도 경선과 본선에 출전한 지방자치단체장이 홍 전 지사와 안희정 충남지사, 남경필 경기지사 등 대여섯 명에 달했다. 무엇보다 임명직 공직자가 선출직 공직자를 대신해 유권자가 위임한 권한을 행사하는 것은 민주주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 중앙정부든, 지방정부든 선출직 공직자의 부재에 따른 혼란을 차단하고 민주주의 원칙을 바로 세우는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ybk@
e-mail 유병권 기자 / 전국부 / 부장 유병권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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