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법관대표회의’ 참석자 선출 판사회의 무산

서울중앙지법이 오는 19일 열리는 ‘전국법관대표회의’에 참석할 법관 대표를 뽑기 위해 지난 7일 개최한 전체 판사회의가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전국 최대 규모인 서울중앙지법의 법관 대표 선발 작업이 늦어지면서, 국제인권법연구회 행사 축소 외압 의혹으로 촉발된 사법개혁 움직임이 동력을 잃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8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법원은 전날 오후 4시 전국법관대표회의에 참가할 대표 법관 11명 선출을 안건으로 전체 판사회의를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체 판사 325명 중 102명만 참석하면서 정족수인 절반이 안 돼 회의가 무산됐다.

서울중앙지법 법관 대표 11명 정원은 전국 법관 대표 총 101명 중 중앙지법이 전국 최대 규모의 법원이라는 점을 고려한 할당이다. 당초 중앙지법 판사들은 단독·배석·부장 3개 직급별로 회의 및 설문조사 등을 통해 각 3명씩 모두 9명을 법관 대표로 선출해 놓은 상태였다. 7일 전체 판사회의에서 미리 선출된 9명 대표를 추인하고, 나머지 2명 정원에 대해서는 직급에 관계 없이 선출하기로 계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가 무산되면서 남은 2명은 ‘판사회의 운영위원회’를 열어 뽑을 가능성이 커졌다. 전체 판사회의 운영위는 직급별로 열리는 판사회의 의장 및 간사들 총 20명가량으로 구성된다. 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판사들의 재판 일정이 너무 많아 업무 가중으로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전국법관대표회의 개최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이르면 이번 주 내로 운영위를 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법원의 사법개혁 동력이 약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사법부 내에서 생각보다 개혁 바람에 소극적이거나 비판적인 분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19일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는 전국 법관 대표 101명이 모여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의 수습방안과 관련자 문책·재발 방지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리안 기자 kn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