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커지는 韓·美 사드 엇박자, 靑 결자해지 서둘러야

사드 발사대 4기 반입 ‘보고 누락’소동이 열흘을 넘기면서 갈수록 꼬이고 있다. 급기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백악관에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사드 논란에 대해 논의했다. 미국 국내정치가 한창 복잡하게 돌아가는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자리를 만들고 공개한 것은, 공식 루트를 통한 한국 정부 해명에도 불구하고 매우 심각한 현안으로 다루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사드 관련 사항은 미국 정부에 대단히 중요한 것”이라면서 “그 당시 동맹의 결정이었음을 계속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권 교체가 됐다 해서 사드 배치 입장이 달라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또 ‘한국 정부 결정에 실망했느냐’는 질문에 부정하지 않고 “그렇게 규정하고 싶지 않다”고만 답했다.

미국의 이런 반응은 예상된 것이다. 사드 논란은 지난 5월 30일 “매우 충격적”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반응과 함께 대대적 조사에 들어가면서 시작됐다. 결국 이미 배치된 2기는 그대로 두고, 4기는 언제 배치될지 모르는 어정쩡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 미국·중국 사이에서 절충점을 모색하려는 전술로 보이지만, 두 나라 모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미국은 ‘동맹의 본질’까지 의심하려는 태세다. 딕 더빈 미 상원의원은 지난 1일 문 대통령과 면담에서 ‘한국이 원하지 않으면 철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국내용 조치’라면서 진화를 시도했지만 오히려 갈팡질팡하는 것으로 비쳤다. 한 고위관계자는 “4기 추가 배치는 환경영향평가를 생략할 수 있을 정도로 긴급한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것이 ‘배치 보류’로 해석되자 다른 관계자는 사드 배치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사드 논란은 한·미 동맹을 흔드는 핵심 이슈가 됐다. 청와대는 내부적으로 처리했어야 할 일을 키운 데 대해 결자해지(結者解之)를 서둘러야 한다. 한·미 정상회담이 코앞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