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주의>근로시간 줄인 만큼 임금 줄여… 양보·타협·연대·배려의 모델

- 文이 참고한 ‘광주형 일자리’

임금 차액만큼 추가 고용 여력
원·하청 개선… 勞使 책임경영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양보와 타협, 연대와 배려”를 강조하면서 경제민주주의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밝힌 가운데 ‘광주형 일자리’가 주목을 받고 있다.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이 추진해온 광주형 일자리는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생각과 노사정 대타협이 그 핵심이다.

12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형 일자리’ 핵심내용은 △근로시간 단축과 적정 임금 △원·하청 관계 개선 △노사 책임경영 등으로 요약된다. 근로시간과 임금 문제의 경우, 법정 근로시간 주 52시간 이내(40시간 + 초과근로 12시간 이내)를 준수하면 임금은 예전보다 줄어들겠지만, 고용 여력이 그만큼 생기는 데다 근로자의 삶의 질 및 직무 몰입도 향상으로 생산성이 더 높아진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원·하청 관계 개선에 대해 시 관계자는 “미국, 독일 등 선진국처럼 원청업체가 하청업체의 원가 계산을 할 때 원가에 (하청업체 직원들의) 임금을 포함시키고 마진(이익률)을 따로 보장해야 한다”며 “그래야 하청업체도 기술 개발이나 인재 양성을 할 여력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노사 책임경영은 노동자 대표를 사외이사 등으로 참여시켜 노사가 경영에 공동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다. 그 효과에 대해 시 관계자는 “기업의 투명성이 제고되고 불량률 저하 등으로 경쟁력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광주형 일자리’를 빛그린산업단지에 향후 전기차 공장을 지을 업체에 시범 적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해당 기업에 대한 조세·보조금 등 재정 지원을 골자로 하는 ‘일자리 나눔 확산과 지원에 관한 특별법(가칭)’의 제정을 최근 정부에 건의했다. 아울러 광주를 전기차 시범도시로 지정해 시내버스·택시를 단계적으로 전기차로 교체하도록 지원해줄 것도 요청했다.

한편 광주시는 전국 시·도 중 최초로 올해 안에 비정규직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민선 6기 들어 청소·시설관리 등 용역회사 직원 772명을 직접 고용한 뒤 2년이 지나면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직(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주고 있는데, 연내에 이 절차가 완료된다.

광주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