康 철회하기도 강행하기도… 黨·靑 ‘곤혹’

민주 女의원들, 국민의당 찾아
김동철 만나려 했지만 ‘무산’
보고서 채택시한까지 설득 방침

與일각 “1명 포기해야 할 수도”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 3당이 반대 공조를 구축하면서 청와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는 일단 야당을 설득하며 강 후보자 임명 시점을 조율할 방침이지만, 야3당은 대통령의 임명 강행 시 추가경정예산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 등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협조하지 않는 연계전략을 구사할 태세다. 이에 따라 청와대가 산적한 국내외 현안에 대한 국민의당의 협조를 얻기 위해 일부 후보자 인선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여당 핵심 관계자는 12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에 대한 지지여론이 여전히 높은 반면, 강 후보자를 부적격으로 판단하는 여론은 높지 않다”며 “야당도 자신들에 대한 싸늘한 민심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설득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여성의원들이 이날 오전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만나 강 후보자 청문경과보고서 채택에 협조해달라는 건의를 하려고 했으나 무산됐다. 청와대는 여성단체 등의 지지성명에 힘입어 국민 여론이 점차 우호적으로 돌아서고 있다고 보고 강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시한인 14일까지 야당을 계속 설득해나갈 방침이다.

그러나 야 3당이 강 후보자 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끝까지 거부할 경우 청와대와 여당으로서는 ‘임명강행’과 ‘지명철회’라는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당이 대통령의 임명 강행 시 김이수 후보자 임명 동의와 추경 등 현안을 연계할 수 있다는 뜻을 공공연히 밝히면서 ‘강경화 카드’를 끝까지 밀어붙일 경우 자칫 국정의 장기 파행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 여당 관계자는 “국민의당의 협조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결국 강 후보자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김이수 후보자 중 한 사람은 인선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김이수 후보자를 검증한 인사청문특위는 야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임명동의안 심사를 하지 않을 경우, 국회의장이 동의안을 바로 본회의에 직권상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야당이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들어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강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