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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문화] 그림 에세이 게재 일자 : 2017년 06월 13일(火)
형태는 있고 색이 없는 숲… 낯선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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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지영, 할머니와 숲, 78.5×109㎝, 종이에 연필, 2016
익숙한 현실이 낯설어 보일 때가 있다. 자연이 빚어내는 특이한 풍경이 그렇다.

원지영은 편집광적인 세밀함이 묻어나는 정원 풍경을 그린다. 익숙하지만 낯선 느낌이 드는 단색화다. 자신의 고향 집에서 늘 봐왔던 예사로운 풍경이었는데 어느 날부턴가 새로운 모습으로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할머니 손때 묻은 텃밭을 촘촘히 묘사한 풍경인데 현실감이 없다. 늘 있었고, 그래서 습관처럼 스쳐 갔던 할머니의 정원이 그에게 특별한 풍경으로 다가오게 된 이유는 죽음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할머니의 죽음은 생명의 의미를 깨우쳐 준 계기가 되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인생사의 한 장면이 원지영의 독특한 풍경화로 탄생했다.

그는 연필로 군집한 식물을 그린다. 형태는 뚜렷하지만, 색채가 없다.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인데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준엽 화가·미술저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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