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서 무함마드 조롱’ 파키스탄 男에 사형 선고

‘SNS게시물로 사형’ 첫 사례
인권단체 “위험한 선례될것”

페이스북에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비웃는 게시물을 올린 파키스탄 남성이 사형을 선고받았다. 소셜미디어상의 게시물 때문에 사형이 선고된 건 이번이 첫 사례로 국제 인권단체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BBC에 따르면 전날 파키스탄 펀자브주 바하왈푸르의 반테러법원은 타이무르 라자(30)에게 신성모독 혐의로 사형을 선고했다. 검찰은 라자가 무함마드와 그의 아내 등을 비웃는 증오성 발언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 재판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라자는 당시 바하왈푸르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로 게시물을 올렸고, 이후 테러 대응 담당 공무원이 그를 체포해 전화를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성모독은 무슬림 인구가 97%에 달하는 파키스탄에서 매우 민감한 주제다. 알자지라 방송 집계에 따르면 1990년 이래 파키스탄에서는 신성모독 혐의로 최소 71명이 사형당했을 정도다. 예언자에 대한 단순한 비난이라 할지라도 대형 소동이나 폭력 사태를 촉발시킬 수 있기 때문에 파키스탄에서는 증오성 발언이 테러 범죄의 범주에 들어간다. 이날 파키스탄 검찰은 “소셜미디어상의 신성모독 때문에 사형이 선고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라고 밝혔다. 이번 판결에 대해 페이스북 측은 아직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 3월 페이스북 측은 파키스탄 정부가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권리를 존중해주길 바란다는 의사를 전한 바 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파키스탄의 신성모독법이 자유주의자나 기독교도나 힌두교도 등 파키스탄 내 소수 종교인을 억압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소셜미디어상의 발언으로 사형을 선고하는 선례를 만들면 인터넷상에서 표현의 자유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파키스탄 시민운동가 나디아 라만은 BBC에 “온라인상의 신성모독 게시물을 이유로 사형을 선고하는 것은 위험한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며 “즉각 라자를 무혐의로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