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관공서 주취자 소란 여전…관대한 술문화 바꾸자

실제로 지구대에서 근무하다 보면 주취자 신고가 많이 들어온다. 출동해 보면 길에 쓰러져 있는 주취자, 공공장소에서 난동을 부리는 주취자 등 다양한 주취자를 만날 수 있다. 그중에서도 경찰관을 가장 힘들게 하는 사람은 단연 관공서에서 소란을 피우는 주취자다.

관공서에서 고함을 지르거나 욕설을 하며 공무원의 업무를 방해하곤 한다. 이들을 상대하는 동안 들어온 긴급신고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없고, 민원 업무 또한 마비돼 경찰업무의 효율성을 크게 떨어뜨리고 그에 따른 사회적 문제 또한 심각하다. 이에 따라 경찰은 2013년, 경범죄처벌법 3조 3항을 통해 ‘술에 취한 채 관공서에서 몹시 거친 말과 행동으로 주정하거나 시끄럽게 한 사람’을 6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강화했다. 이뿐만 아니라 사안에 따라서는 현행범 체포가 가능하고, 경찰관이 입은 정신적·물질적 피해에 대해서는 민사소송까지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강력한 처벌에도 우리의 인식이 변화하지 않으면 사회적 공감을 얻을 수 없다. 더 이상 술에 관대해서는 안 된다. ‘술 마시고 그럴 수도 있지’ ‘술이 원수지, 사람이 무슨 죄냐’는 등 술을 이유로 잘못이 용서된다면 건강한 사회라고 할 수 없다.

술기운에 관공서에서 공무원을 상대로 소란을 피우고 난동을 부려 경찰력이 낭비됨으로써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잊지 말자. 윤경서·전남 장흥경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