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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론-이용식 논설주간 게재 일자 : 2017년 06월 14일(水)
文정권의 7가지 위험한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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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식 논설주간

청와대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임명의 근거로 내세운 ‘국민 검증 통과’는 그 발상부터 위험하다. 인사청문회 제도 자체를 위협하기 때문이다. 국정은 아무리 번거롭더라도 법과 시스템으로 작동돼야 하는데, 국회 부동의(不同意)를 이런 식으로 묵살하면 3권 분립이 도전 받게 된다. 물론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 것은 합법이다. 다만, ‘시한 내에 보고서 채택이 이뤄지지 못한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며, 국정 공백을 방치할 수 없어 부득이 임명하게 됨을 양해해 달라’는 선에서 그쳤어야 했다. ‘국민 검증’은 오만의 징조다. 이 일이 아니라도 현 정권은 높은 국정 지지율과 야권 지리멸렬에 취해 많은 것을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첫째 착각은, 사상 최대 표차로 당선된 데 따른 자만이다. 2위와의 표차가 557만여 표이고, 득표율 41%도 2위의 두 배 가까우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러나 다른 후보에게 투표한 60% 가까운 유권자를 냉철히 봐야 한다. 경쟁 구도와 관계없이 문 대통령 지지는 40% 전후였다. 지지층도, 반대층도 강고하다는 얘기다. 80%를 오르내리는 국정 지지도는, 잘해달라는 기대에다 ‘역(逆)박근혜 스타일’까지 작용한 결과다.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당시 기준 ‘사상 최대 표차’, 박근혜 전 대통령은 ‘사상 첫 과반 득표’라는 신기루에 속아 겸손한 국정 운영에 실패했다.

둘째,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내로남불’ 착각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야당으로서, 청문회의 도덕성 기준을 얼마나 엄격하게 적용했는지, 국민은 기억하고 있다. 그래놓고 당시 기준은 고사하고 ‘공직 배제 5원칙’ 공약에도 위배되는 인사를 밀어붙인다. 방법은 있다. 야당 시절의 행태에 대해 국민과 현 야당에 먼저 사과하고, 언젠가 야당이 되더라도 그런 발목잡기를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해야 한다. 그다음에 꼭 필요한 사람을 선별해 임명을 강행하고, 안건 처리도 호소하면 된다.

셋째, 정치는 상대적이고, 선거는 제로섬 게임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그것도 착각임을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그의 신생 정당이 잘 보여준다. 특히, 부자·대기업 증세 등 포퓰리즘 실험을 했던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사회당이 군소정당으로 몰락한 것은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타산지석(他山之石)이다.

넷째, 기업도 시장도 길들일 수 있다는 착각이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통신료 인하 등을 밀어붙이며 경제 단체들을 윽박지르고 있다. 정치적 의도가 선하다고 경제적으로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 반대인 경우가 더 많다. 시장 논리에 역행하면 올랑드 정부 초기처럼 기업도 일자리도 해외로 빠져나간다.

다섯째, 국가와 사회도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착각이다. 이번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이 대표적이다. 고용주가 사회나 국가라면, 그 봉급은 세금일 뿐이다. 11조2000억 원 규모의 추경으로 일자리 11만 개를 창출할 것이라고 한다. 산술적으로 일자리 한 개에 1억 원이 투입되는 셈이다. 그나마 대부분 임시직이다. 차라리 11만 명에게 1억 원씩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게 효과적일지 모른다. 일자리는 청와대 상황판이 아니라 기업에서 만들어진다. 세금 일자리는 국가 의존증만 심화시키고, 성장 없는 경제 민주주의는 ‘빈곤의 평등’을 가져온다.

여섯째, 한·미 동맹은 거저 유지될 것이라는 착각이다. 한국을 동맹으로 묶어두는 것이 미국 국익에 더 부합한다는 주장인데, 뒤집으면 국익 판단 여하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냉전이 한창이던 1969년에도 닉슨 독트린에 따라 주한 미군 7사단이 철수한 적이 있다. 그런데 문 정부는 사드 소동을 일으키고, 성주에서는 시민단체가 버젓이 사드 기지 진입 차량을 검문한다.

일곱째,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면 중국이 한국 편으로 돌고, 한국 중심의 통일도 지지할 것이라는 착각이다. 중국은 미국과의 군사적 완충 지대 차원에서 북한 존속을 원한다. 북한이 어떤 악행을 저질러도 중국은 결코 북한을 먼저 버리지 않을 것이다.

내년이면 건국 70년을 맞는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건국→ 산업화→ 민주화의 압축 발전을 이뤄냈다. 선진국의 꿈을 이루지 못하면 현세대는 모두 역사의 죄인이 된다. 문 정부가 위험한 착각에서 빨리 벗어나 꼭 성공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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