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공장 못 지어 일자리 외국에 뺏기는데… 지방 반발에 ‘규제 완화’ 제자리걸음

김진표 “수도권 규제 걷어내야”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이 최근 잇따른 인터뷰에서 “수도권 규제를 안 풀면 외국으로 갈 수밖에 없는 산업은 수도권에서 하도록 해줘야 한다”며 수도권 규제 완화 필요성을 역설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4일 정부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발언에도 거센 지방 반발 탓에 대통령 차원의 통 큰 결단이나 ‘수도권+지방 패키지 지원’ 같은 획기적 방안 없이는 새 정부에서도 답보 상태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견해가 많다. 정부는 그동안 수차례 수도권 규제 완화를 추진했지만 지방의 반발로 진전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동시에 추진된 경기 동북부 낙후지역 입지 지원과 지방 지원을 위한 ‘규제프리존특별법’ 제정도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다.

최근 국토교통부의 국정기획위 업무보고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지방 공약 시행 방안은 거론됐지만, 수도권 규제 완화와 관련한 언급은 사실상 없었다.

서울·인천·경기 지역은 과도한 수도권 집중을 막는다는 명분 아래 ‘수도권정비계획법’과 ‘산업집적활성화법’ 등에 묶여 30여 년째 공업용지 조성과 공장 신·증설에 제약을 받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지역별 전략산업을 지정해 규제를 확 풀고 세제 등의 혜택을 주는 규제프리존법을 시행하면서 동시에 경기 동북부 낙후지역의 기업 투자여건을 개선하고 입지를 지원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규제프리존법이 당시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 반대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경기 동북부 규제 완화도 흐지부지됐다. 20대 국회 들어선 지난해 6월에는 경기 이천이 지역구인 송석준 자유한국당 의원이 아예 수도권정비계획법 폐지 법안까지 발의했으나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