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 무인기 ‘사드 촬영’은 領空 도발…응징 대책 세워야

북한 무인기가 경북 성주의 사드 포대를 촬영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014년에도 청와대 등을 촬영한 북한 무인기 4대가 발견된 적이 있다. 그러나 모두 연료 부족 등으로 추락한 덕분에 포착할 수 있었다. 북한 무인기가 후방의 영공까지 휘젓고 다님에도 이를 탐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재확인된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와 군 당국의 대응 과정을 보면 안이하다 못해 한심하다. ‘사드 부실 보고’에 대해 ‘충격’ 운운하던 청와대는 지나치게 침착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침소봉대’하지 말 것까지 요구했다. 군 당국은 기존 레이더로는 탐지하기 어렵다는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이번 사건의 의미는 매우 엄중하다. 첫째, 명백한 영공(領空) 도발이다. 정전협정 위반으로 엄중 항의·경고해야 한다. 물론 북은 2013년 정전협정 백지화를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북의 논리대로라면 현재 남북한은 교전 상태다. 둘째, 저가(低價) 무인기에도 영공이 무방비 상태다. 북한은 경비행기 AN-2 등, 한국의 고가 장비를 무력화시키는 비대칭 전력을 육성해 왔다. 셋째, 무인기를 이용한 공격에도 대비해야 한다. 아직 폭탄 탑재 능력은 미미해 보인다. 그러나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으며, 지금도 생화학무기를 장착하면 가공할 공격력을 갖는다. 넷째, 북한 무인기는 중국제를 개량해서 만든 것이며, 많은 부품이 유엔의 대북 금수 물품이다. 대북 제재망을 보다 촘촘히 짜야 한다.

군 당국은 이제 와서 ‘탐지 무기체계 조기 확보’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한다. 2014년 첫 북한 무인기 발견 이후 지금까지 뭐 했다는 것인가. 한심한 일이다. 탐지·방어 계획만으론 부족하다. 소형 무인기를 완전 봉쇄하는 데는 기술상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당장 도발에 적극 응징하겠다는 의지부터 보여야 한다. 비례적 원칙에 따라 무인기를 북한에 보내거나, 무인기 도발 원점을 타격하는 등의 결기와 대책이 절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