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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소설 徐遊記 게재 일자 : 2017년 06월 16일(金)
(1146) 55장 사는것 -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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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방 안의 열기가 식으면서 숨소리도 가라앉았다. 비릿하지만 더 맡고 싶은 정액의 냄새는 아직도 방 안을 떠돌고 있다. 불을 꺼놓았어도 유리창 밖의 하늘이 맑다. 떨어질 것처럼 흔들리는 무수한 별들이 방 안을 비추고 있다. 김영태가 박재영의 어깨를 당겨 안고 물었다.

“나 괜찮았어?”

몇 번이나 망설이다가 묻는 것이다. 그때 김영태의 가슴에 안긴 박재영이 웃음 띤 얼굴로 말했다.

“모르겠어요.”

“모르다니?”

“이거 한 지 오래되어서요.”

“얼마나 되었는데?”

“그 일 있고 나서…….”

그 일이라면 남편이 사고로 죽었을 때다.

그러면 4년이 되었단 말인가?

“당신은 얼마나 되었어요?”

박재영이 ‘당신’이라고 처음 불렀지만 자연스럽다. 김영태가 박재영의 허리를 당겨 안았다. 알몸이 맞닿자 포근한 촉감이 느껴졌다.

“나도 한 5년 되었나?”

거짓말이다. 두어 달에 한 번, 또는 한 달에 한 번 술을 마시고 여자를 사 왔던 김영태다. 그러나 이런 때는 거짓말이 낫다. 김영태가 다시 물었다.

“어땠어? 좋았어?”

“좋았어요. 그래서 정신없었어요.”

“그런 것 같더구먼.”

“너무 큰 것 같아요. 당신 것이.”

“그런 소리 가끔 들었어.”

“저도 좋았어요?”

“아주.”

“어떻게요?”

“이 여자가 좀 밝히는 거 아냐?”

김영태가 박재영의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박재영이 몸부림을 치다가 손을 뻗어 김영태의 남성을 감싸 쥐었다. 뜨겁고 달콤한 밤이다.

“당신은 참 착한 사람 같아요.”

김영태의 가슴에 얼굴을 붙인 박재영이 더운 숨을 뱉으면서 말했다.

“전 이렇게 따뜻한 분위기를 오랜만에 느껴보는 것 같아요.”

“나도 그래.”

김영태가 박재영의 머리칼에 입을 맞췄다.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지면서 목이 메었으므로 김영태가 숨을 들이켰다.

“나는 지금까지 헛산 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 도대체 뭘 위해서 살았나 하는 생각이 자꾸 들더라니까.”

김영태가 박재영을 안은 채 말을 이었다.

“젊었을 때 꿈이야 많았지. 그러다 세월이 지나면서 다 꺾이고 남은 건 뭔지 알아? 가족이야.”

“…….”

“가족, 그런데 난 그 가족도 깨졌어. 회사를 정리하고 보니까 덜렁 나 혼자더라고.”

“외로웠어요?”

“외롭다기보다도 내가 투명인간이 된 것 같았지.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는 존재. 가치 없고 흔적도 남지 않는 존재.”

“…….”

“그러다가 당신을 만나게 된 거지.”

“어쩐지 당신이 허전하게 보였어요.”

“내가 아직도 이런 기운이 남아 있었는지 몰랐어.”

“어떤 기운요? 이거?”

박재영이 감싸고 있던 김영태의 남성을 주무르며 웃었다. 남성이 커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운이 넘치네요.”

“아니, 내 감정 말이야, 이 색골아.”

김영태가 박재영의 젖가슴을 움켜쥐자 웃음소리가 났다. 박재영이 말했다.

“알아요. 우리 앞으로 열심히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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