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7.10.21 토요일
전광판
Hot Click
문화일반
[문화] 소설 徐遊記 게재 일자 : 2017년 06월 16일(金)
(1146) 55장 사는것 - 19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깊은 밤, 방 안의 열기가 식으면서 숨소리도 가라앉았다. 비릿하지만 더 맡고 싶은 정액의 냄새는 아직도 방 안을 떠돌고 있다. 불을 꺼놓았어도 유리창 밖의 하늘이 맑다. 떨어질 것처럼 흔들리는 무수한 별들이 방 안을 비추고 있다. 김영태가 박재영의 어깨를 당겨 안고 물었다.

“나 괜찮았어?”

몇 번이나 망설이다가 묻는 것이다. 그때 김영태의 가슴에 안긴 박재영이 웃음 띤 얼굴로 말했다.

“모르겠어요.”

“모르다니?”

“이거 한 지 오래되어서요.”

“얼마나 되었는데?”

“그 일 있고 나서…….”

그 일이라면 남편이 사고로 죽었을 때다.

그러면 4년이 되었단 말인가?

“당신은 얼마나 되었어요?”

박재영이 ‘당신’이라고 처음 불렀지만 자연스럽다. 김영태가 박재영의 허리를 당겨 안았다. 알몸이 맞닿자 포근한 촉감이 느껴졌다.

“나도 한 5년 되었나?”

거짓말이다. 두어 달에 한 번, 또는 한 달에 한 번 술을 마시고 여자를 사 왔던 김영태다. 그러나 이런 때는 거짓말이 낫다. 김영태가 다시 물었다.

“어땠어? 좋았어?”

“좋았어요. 그래서 정신없었어요.”

“그런 것 같더구먼.”

“너무 큰 것 같아요. 당신 것이.”

“그런 소리 가끔 들었어.”

“저도 좋았어요?”

“아주.”

“어떻게요?”

“이 여자가 좀 밝히는 거 아냐?”

김영태가 박재영의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박재영이 몸부림을 치다가 손을 뻗어 김영태의 남성을 감싸 쥐었다. 뜨겁고 달콤한 밤이다.

“당신은 참 착한 사람 같아요.”

김영태의 가슴에 얼굴을 붙인 박재영이 더운 숨을 뱉으면서 말했다.

“전 이렇게 따뜻한 분위기를 오랜만에 느껴보는 것 같아요.”

“나도 그래.”

김영태가 박재영의 머리칼에 입을 맞췄다.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지면서 목이 메었으므로 김영태가 숨을 들이켰다.

“나는 지금까지 헛산 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 도대체 뭘 위해서 살았나 하는 생각이 자꾸 들더라니까.”

김영태가 박재영을 안은 채 말을 이었다.

“젊었을 때 꿈이야 많았지. 그러다 세월이 지나면서 다 꺾이고 남은 건 뭔지 알아? 가족이야.”

“…….”

“가족, 그런데 난 그 가족도 깨졌어. 회사를 정리하고 보니까 덜렁 나 혼자더라고.”

“외로웠어요?”

“외롭다기보다도 내가 투명인간이 된 것 같았지.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는 존재. 가치 없고 흔적도 남지 않는 존재.”

“…….”

“그러다가 당신을 만나게 된 거지.”

“어쩐지 당신이 허전하게 보였어요.”

“내가 아직도 이런 기운이 남아 있었는지 몰랐어.”

“어떤 기운요? 이거?”

박재영이 감싸고 있던 김영태의 남성을 주무르며 웃었다. 남성이 커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운이 넘치네요.”

“아니, 내 감정 말이야, 이 색골아.”

김영태가 박재영의 젖가슴을 움켜쥐자 웃음소리가 났다. 박재영이 말했다.

“알아요. 우리 앞으로 열심히 살아요.”

※ 문화일보는 소설 ‘서유기’의 글과 삽화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포털 상에서 블로그 등에 무단 사용하는 경우 인용 매체를 밝히더라도 저작권법의 엄격한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많이 본 기사 ]
▶ 홍준표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박근혜 환상에서 벗어..
▶ 의붓할아버지 성폭행 출산 소녀, 학교는 왜 몰랐나
▶ 아동포르노 범죄 수사중 잡은 20대男 집에서 발견…
▶ “속옷 끈 고쳐주겠다”…‘제자 성추행·협박’ 국립대 교수 집..
▶ 한지우, 3살 연상 대기업 연구원과 11월 결혼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고통없는 혁신 없다…안뭉치면 저들 희망대로 우리는 궤멸의 길로 간다”“망하는 길로 가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면 혁신에 반기 들어서 안돼”‘일사부재리 위배’ 지적에 “징계 사유 다르다”…이번 주말 입장 표명 가능성..
ㄴ 한국당, 朴전대통령 ‘해당행위’ 출당…탄핵 7개월만에 절연
긴 연휴에도 늘었다…10월 1∼20일 수출, 6.9%..
‘DJ노벨상 취소 청원’ 보낼 주소까지 일러준 M..
아동포르노 범죄 수사중 잡은 20대男 집에서 ..
line
special news 한지우, 3살 연상 대기업 연구원과 11월 결혼
배우 한지우(30)가 품절녀가 된다.소속사에 따르면, 한지우는 오는 11월 11일 2년 넘게 사귄 ..

line
이케아 서랍장 넘어져 두살배기 사망…벌써 8..
北최선희 “핵무기 협상 안해…북한 핵지위 인..
동두천 미군부대 내 칼부림…미군 병사 1명 중..
photo_news
브래드 피트, ‘졸리 아역’ 32세 연하 배우와 열애설
photo_news
“기술 들어갑니다” UFC 전 헤비급 챔피언 케인 벨라스케..
line
[연재소설 徐遊記]
mark(1230) 60장 회사가 나라다 - 3
illust
[인터넷 유머]
mark구두쇠와 스님
mark남자가 지킬 10가지
topnew_title
number 외국 언론들도 KLPGA 투어 1라운드 결과 취..
의붓할아버지 성폭행 출산 소녀, 학교는 왜..
“속옷 끈 고쳐주겠다”…‘제자 성추행·협박’ 국..
37년간 가정폭력 시달린 아내, 장식용 돌로..
한국인 유학생 인종차별 폭행한 영국인 10대..
hot_photo
손예진부터 고현정까지… ‘안방’..
hot_photo
“와인스틴 한 짓 알고 있었다…옛..
hot_photo
모교 홍보대사 맡는 손나은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