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안경환의 국가·법치·여성觀, 법무장관으론 부적절

민주주의는 ‘법의 지배’, 즉 법치(法治) 체제다. 정부는 국민으로부터 위임 받은 법치 권한을 집행하는데, 법무부 장관이 이를 지휘한다. 그만큼 법무장관의 무게는 무겁다. 정부조직법상 법무부 사무로 규정된 검찰·행형(行刑)·인권옹호·출입국관리 등만 봐도 알 수 있다. 게다가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대통령”을 자임하면서 검찰 개혁과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을 약속했다. 이런 일들을 총괄할 사람이라면 누구보다 뚜렷한 국가관(觀)과 법치관, 인권관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안경환 법무장관 후보자에게서 그런 덕목을 찾아보기 힘들다. 아들과 딸 모두 한국과 미국 복수 국적을 가진 안 후보자는 지난 2000년 발간한 저서에서 “너(안 후보자 아들)에게는 아메리카라는 또 하나의 조국이 있다”면서 “아비는 굳이 고집하지 않으리라, 대한민국만이 너의 조국이라고”도 했다. 이런 주장도 가능하다. 그러나 대다수의 국민은 힘들어도 대한민국을 지키겠다는 애국심이 있다. 이것이 안 후보자와 아들이 누리는 자유와 번영의 토대다. 안 후보자의 인식은 보통사람의 단심(丹心)과 거리가 멀고, 대한민국 법무장관의 국가관일 수도 없다.

법무장관이라면 법의 집행에 있어서 자신에게 더 엄정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일반 국민이 불편하더라도 법을 준수하게 된다. 이철성 경찰청장 임명이 논란이 됐을 때, 이 후보의 음주운전 전력이 드러난 것을 들어 “선진국에선 상상도 못 할 일”이라고 했다. 그래놓고 자신도 수차례 음주운전을 했다고 고백했다. 고백은 좋지만, 이 청장에게 적용한 잣대를 자신에게도 적용해야 한다. 법무장관은 경찰청장보다 훨씬 직급이 높은 만큼 더 엄격해야 한다. 안 후보자의 저서 ‘남자란 무엇인가’에 나오는 여성 비하적 표현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남성과 여성을 수컷과 암컷으로 보는 듯하다. 아무리 수필 형식의 글이라도 법무장관의 가치관으론 부적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