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電 제로’ 논란>고리1호기 해체후 완전복구 최장 20년·1조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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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위방폐장 국내 1곳도 없어
폐연료봉 영구처분 최대관건
해체 원천기술 확보도 시급

전세계 해체비용 200兆 전망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가 40년 만에 가동을 영구 정지한 이후 해체의 긴 ‘여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자로와 폐연료봉을 철거·폐기하고 원전 부지의 방사능 오염을 제거해 건설 전 상태로 되돌리는 완전 복구까지는 최장 20년의 시간과 약 1조 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관련 기관에 따르면 원전 해체는 영구정지 및 냉각 기간(5년)→해체준비→사용후 핵연료 인출→제염(오염 제거) 및 구조물 해체·철거→폐기물 처리→부지복원 순으로 진행된다.

원전 해체는 가장 위험한 사용 후 핵연료(폐연료봉) 처리가 최대 관건이다. 고열과 강한 방사능을 내뿜는 위험 폐기물이기 때문이다. 고리 1호기는 임시저장 수조에 폐연료봉 485다발(1다발은 179개)을 보관했다가 영구 처분할 계획이다. 이번 첫 원전 해체를 계기로 관련 산업의 원천기술을 서둘러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년 이상 된 노후 원전이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200여 기(基)가 넘기 때문이다. 원전 해체시장의 규모만 2050년 약 2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국내에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장이 단 1개도 없다. 2028년 부지를 선정하고 2053년 건설을 목표로 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법’은 아직 국회 계류 중이다. 중저준위 방폐장조차 지난 30년간 부지 선정을 놓고 충남 안면도, 인천 옹진군 굴업도, 전북 부안 등 9차례나 무산 끝에 2015년 경주에 간신히 마련한 정도다.

원전해체 기술자립도 과제다. 한국은 원전 해체 38개 핵심 기술 중 27개만 갖고 있고 11개는 미확보 상태로, 선진국의 80%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전 세계 원전 폐로 비용은 1848억 달러(약 2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가동 중인 원전 25기 중 2030년까지 설계 수명이 완료되는 것만도 12기에 달한다. 우리나라는 소형 연구로 해체 경험은 있으나 대형 상업로 해체 경험은 전무하다. 조기 국산화에 실패하면 해체 시장 수요는 모두 해외업체들이 독식할 우려가 크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