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저건 첫 사망사고… 안전성 도마에

정신병원 입원거부 40대 남성
낫 휘두르다 전기 침 맞고 숨져

정신병원 입원을 거부하며 흉기를 휘두르던 40대가 테이저건(전자 충격기)을 맞고 숨져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005년 테이저건이 국내에 도입된 이후 테이저건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6일 경남지방경찰청과 함양경찰서에 따르면 15일 오후 7시 30분쯤 함양군 지곡면에서 “정신병원 입원을 거부한다”는 가족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은 삽과 낫으로 위협하며 저항하던 A(44) 씨에게 테이저건을 발사했다. A 씨는 테이저건을 맞고 쓰러진 뒤 호흡 곤란 등 이상징후를 보였다. 경찰은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하며 A 씨를 119로 함양의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오후 8시 20분쯤 숨졌다.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A 씨의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테이저건에 대한 조사도 벌이고 있다. 출동한 경찰관이 쏜 테이저건의 전기 침 두 개 중 하나는 A 씨 우측 복부(갈비뼈 아래)에, 다른 하나는 오른쪽 팔에 꽂힌 것으로 알려졌다.

권총형 진압 장비인 테이저건은 두 개의 철심을 통해 5만V의 전류가 흘러 순간적으로 근육을 사용할 수 없게 해 심혈관 등 신체에 치명적이다. 테이저건 관련 국내 사망 사례는 2010년 5월 30일 인천에서 B 씨가 술에 취해 부인을 찾아달라며 행인에게 난동을 부리고 자해를 하려다 지구대 경찰관이 쏜 테이저건 충격을 받고 쓰러지면서 자신이 들고 있던 흉기에 왼쪽 옆구리를 찔려 숨진 사건이 있었다. 현재 전국 경찰이 보유하고 있는 테이저건은 1만129정이며 연도별 사용횟수는 2012년 199회, 2013년 246회, 지난해에는 431회로 증가 추세다.

함양 = 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