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7.8.20 일요일
전광판
Hot Click
문화일반
[문화] 조항범 교수의 어원 이야기 게재 일자 : 2017년 06월 16일(金)
헹가래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헹가래’를 치는 모습은 운동 경기장에서 흔히 목격된다. 우승을 축하하는 표시로 선수들이 감독이나 후원자를 번쩍 들어 위로 던져 올렸다 받았다 하기를 반복한다. 그런데 이는 서구식 ‘헹가래’ 방식이다.

우리의 전통적 ‘헹가래’는 이와 달랐다. 기쁘고 좋은 일이 있을 때 축하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잘못이 있을 때 벌주기 위해서도 ‘헹가래’를 쳤는데, 위로 던져 올렸다 내렸다 한 것이 아니라 네 활개를 번쩍 들어 앞뒤로 내밀었다 들이켰다 했다. ‘헹가래’를 치는 의도나 방식이 지금의 서구식 ‘헹가래’와는 사뭇 달랐다. 이 같은 전통적 ‘헹가래’의 의도나 방식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헹가래’의 어원을 바로 밝힐 수 있다.

‘헹가래’의 어원에 대해서는 ‘헛가래(虛+ㅅ+가래)’ 설이 널리 퍼져 있다. 일을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 실수를 막고자 빈 가래로 미리 손을 맞춰 보곤 하는데 이것을 ‘헛가래’라 했고, 이것이 변해 ‘헹가래’가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헛가래’ 설은 잘못된 것이다. ‘헹가래’는 근대국어 ‘헤염가래’에서 변한 말이기 때문이다.

‘헤염가래’의 ‘헤염’은 지금 ‘헤엄’으로 남아 있으며, ‘가래’는 여전히 ‘가래(흙을 파헤치거나 떠서 던지는 기구)’로 쓰이고 있다. ‘헹가래’를 지시하는 단어를 만드는 데 ‘가래’를 이용한 것은, 앞뒤로 내밀었다 들이켰다 하는 ‘헹가래’ 행위가 앞뒤로 밀었다 끌어당겼다 하는 ‘가래질’ 동작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헤염’을 이용한 것은 네 활개를 잡힌 채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는 ‘헹가래’ 행위가 팔다리를 이용해 물속을 힘차게 헤쳐 나가는 ‘헤엄’ 행위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전통적 ‘헹가래’가 지금과 같이 축하하려는 의도에서 위로 던졌다 받았다 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은 서양 스포츠가 들어온 이후일 것이다. 우리말 ‘헹가래’는 그대로 둔 채 행위의 ‘의도’와 ‘방식’만 서양식을 취한 셈이다.

충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 많이 본 기사 ]
▶ 임지현, 北선전매체 또 출현…납치설에 “새빨간 거짓말”
▶ 사랑 찾아 호주 오지 목장 정착한 23살 여성의 비극
▶ 밭에서 잃어버린 약혼반지, 13년만에 당근이 찾아줘
▶ 배우 남주혁-이성경, 4개월 만에 결별
▶ 트럼프, 주한미군 철수 발언한 ‘오른팔’ 배넌 전격 경질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우리민족끼리, 유튜브 영상 게재…“압록강 헤엄쳐 北 들어갔다” 국내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에 출연하다 재입북한 탈북 여성 임지현(북..
mark류석춘 “혁신에 예외없어… 홍준표도 문제있다면 묵과..
mark北 “美군사행동 가담 않는한 핵위협 안해”
인도·네팔·방글라, 몬순 홍수로 600명 가까이 ..
“바르셀로나 차량테러에 TATP 폭탄 준비 정황..
[속보]철원 K-9 자주포 폭발사고 사망자 2명으..
line
special news 배우 남주혁-이성경, 4개월 만에 결별
배우 남주혁(23)과 이성경(27)이 결별했다.두 배우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18일 “두 사람..

line
트럼프, 주한미군 철수 발언한 ‘오른팔’ 배넌 전..
李총리 “정부 속이는 농가 형사고발 포함 엄정..
필리핀 마약과의 전쟁에 일주일새 85명 사살
photo_news
사랑 찾아 호주 오지 목장 정착한 23살 여성의 비극
photo_news
밭에서 잃어버린 약혼반지, 13년만에 당근이 찾아줘
line
[연재소설 徐遊記]
mark(1191) 58장 연방대통령 - 4
illust
[인터넷 유머]
mark유명인들의 순간 재치
mark알쏭달쏭 유머
topnew_title
number 수원 유흥가 나체 춤 동영상 유포자 “황당해..
남편 불륜 때문에 이혼…“내연녀도 위자료 ..
절도범 잡겠다고…대형할인점 공용 탈의실..
골프도 섹스도 나만의 창의성을 요구한다
文 “이발 두달도 버텼는데, 전속 이발사가 2..
hot_photo
79년형 엄친딸 채서진···드라마 ‘..
hot_photo
배우 황정음 광복절 아들 출산
hot_photo
1년에 단 하루… 빅토리아연꽃 활..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