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쿵멍멍’… 제목도 그림도 동화같네

서양화가 박형진 개인전
소소한 일상 표현 ‘깔깔깔’

연한 초록색을 품은 커다란 새싹, 역시 화면 전체를 차지할 만큼 큰 개와 고양이 그리고 어린이 그림. 작품 제목은 더 재미있다. ‘심쿵멍멍(사진)’ ‘좌쥐우새’ ‘화화호호’ ‘설탕 뿌린 딸기’ ‘설탕 안 뿌린 딸기’ 등. 일상의 밝은 모습들을 꾸밈없이 동화적으로 캔버스에 담아온 서양화가 박형진의 개인전이 오는 21일부터 7월 5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노화랑(02-732-3558)에서 열린다.

박형진은 현재의 경기 양평 작업실로 옮기기 전에는 경북 영주의 과수원에서 온 식구들과 함께 살면서 작업했다. 그 당시에도 과수원에서 자라는 나무의 어린싹과 풀잎들 그리고 함께 사는 개와 고양이 그리고 어린이를 소재로 그림을 그렸다. 지금은 과수원은 아니지만 여전히 작은 마을에서 자연 속에서 작품을 제작하고 있어 더욱 자연과 사람과 반려하는 동물과 하나가 되어 즐거운 장면을 연출한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박형진은 중앙대 서양화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 작품 소재는 지금과 별 차이가 없었지만, 전체화면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다. 초기에는 화면에 붓 스트로크(획)가 화면 전체에 보이는 반면에 지금은 붓 스트로크를 많이 볼 수 없다.

6차례 개인전과 많은 기획전에 참가하면서 그의 작품은 자신의 이야기를 보다 담백하게 전달하는 방법으로 변화되어 왔다. 현대사회가 복잡할수록 그의 작업은 단순하게 만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박형진은 개인적이면서도 주변에서 펼쳐진 혹은 경험했던 소소한 일상을 깔끔하게 감상자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작품에 대하여 평론가 박영택은 “귀여운 강아지를 가족의 일원으로 표현해 고독 등을 효과적으로 ‘시각화’ 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표현기법에 대한 고민의 흔적, 그러니까 단순한 화면에 회화적인 터치와 붓놀림을 슬쩍 강조하거나 표면의 감각적 효과에 대한 고려 등이 특히 눈길을 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