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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김만권의 멘털 노트 게재 일자 : 2017년 06월 19일(月)
새 골프채로 바꾸면 잘 맞겠지… ‘과잉 합리화의 愚’ 범하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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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디아 고가 지난달 LPGA투어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임시 캐디와 그린에서 퍼팅 라인을 상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자기 합리화와 온고지신

평소 80대 중반 스코어를 유지하는 골퍼가 상담을 의뢰했다. 그는 ‘싱글 핸디캐퍼’를 목표로 골프채와 레슨 코치를 바꿨다고 말했다. 코치도, 골프클럽도 마음에 든다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란 말도 잊지 않았다. 금세 ‘싱글’ 반열에 오를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몇 개월 후 그는 “골프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말하면서 긴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그는 “코치가 정말 좋고 잘 가르친다”며 칭찬했다. 물론 필자는 레슨 코치와 골프채 교체에 대해 어떤 지적이나 언급도 하지 않았다.

우리는 신념 간에, 혹은 신념과 행동 간에 불일치가 일어나면 스트레스를 받고 긴장하게 된다. 이러한 불일치가 발생했을 때 이것을 일치시키기 위해 생각을 바꾸거나 행동을 바꾼다고 한다.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인지부조화 이론’이라고 한다. 리언 페스팅어가 처음 주장했다.

가령 어떤 사람이 더 이상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소주 한 병을 마셨다. 이때 부조화가 발생한다. 이를 줄이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방법을 사용한다. 첫째 행동을 바꾼다. ‘소주를 더 이상 마시지 않는다.’ 둘째 인지를 바꾼다. ‘조금씩은 마셔도 상관없어’ ‘적당량의 술은 신체에 긍정적이야’. 셋째 지니고 있는 믿음에 의한 정보를 무시하거나 부정한다. ‘소주는 술이 아니다.’

페스팅어가 말한 부조화 때 인지를 바꾸는 행위는 지크문트 프로이트 박사가 정의한 합리화와 같은 맥락이다. 즉 프로이트 박사는 적절한 합리화는 자아를 지키기 위해 필요하다고 했던 것. 생활 속에서 잘 적응하게 해준단다. 그러나 과도한 합리화라면 말이 다르다. 객관적인 사실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판단력을 흐리게 할 것이다. 이것은 더 큰 오류를 낳을 수 있다. 자신이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할 수도 있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는 2014년 데뷔 이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세계랭킹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다. 85주 동안 세계 1위를 지켜왔던 리디아 고는 지난주 ‘넘버 원’ 자리를 태국 출신 에리야 쭈타누깐에게 넘겨주고 2위로 내려앉았다. 리디아 고의 아성은 올해 큰 위협을 받고 있다. 2017 시즌이 시작된 후 리디아 고의 우승은 없다. 지난해 7월 마라톤 클래식 우승이 마지막이었다. 리디아 고는 올 시즌을 앞두고 스윙 코치, 골프채를 바꾸며 반전을 꿈꿨다. 최근에 캐디도 교체했다. 리디아 고는 최근 3년 사이에 무려 9명의 캐디와 호흡을 맞췄다.

리디아 고는 최근 인터뷰에서 “많은 것이 바뀌었다. 원래 한꺼번에 바꾸려는 것은 아니었는데, 이것저것 바꾸다 보니 한꺼번에 바뀌게 됐다. 그래도 바꾼 것이 효과가 있고, 자신감을 얻었다”면서 변화가 효과가 있었다는 걸 설명했다. 리디아 고는 또 “골프채를 바꾸고 시간이 흘렀기에 적응했다고 본다. 하지만 골프라는 것은 오늘은 좋았다가도 다음날엔 다른 느낌이 들기도 한다. 꾸준하게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치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리디아 고의 말이 정확한 판단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과잉 합리화인지는 두고 볼 문제다.

갓 입문한 골퍼들은 코치를 바꾸고 자세도 바꾼다. 어느 시점에선 클럽도 교체한다. 다양한 전문가의 설명과 조언은 골프에 대한 이해와 깨우침, 그리고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로 핸디 골퍼나 프로 선수들이 끊임없이 자세를 교정하고 피팅을 통해 골프클럽을 교체하는 이유다. 그러나 로 핸디 골퍼나 프로 골퍼들은 자세의 교정이나 골프클럽의 교체에 신중해져야 한다.

상담기법 중 ‘효과가 있으면 수정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이는 상담 의뢰자의 행동이 약간은 비논리적이고 이상하게 보여도 효과가 있다면 굳이 바꾸도록 조언하지 말자는 뜻이다. 어떤 새로운 변화를 결정해야 할 땐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전에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의미를 새겨봄 직하다.

심리학 박사·연우심리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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